[AWS 공공서밋 2019] 앤디 재시 CEO, “2013년 CIA의 클라우드 채택, 기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13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약 6억달러 규모의 10년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맺으며 IT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CIA의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두고 AWS과 경쟁을 벌였던 IBM은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까지 했지만 패소했다.
궁극적으로 CIA의 선택은 미국 조달 IT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던 100년 전통의 IBM이 아마존이라는 소매기업의 클라우드 자회사에 굴욕을 당한 사건으로 기억됨과 동시에 ‘클라우드 컴퓨팅’의 인지도를 단숨에 올려놓았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AWS 공공부문 서밋 2019’의 기조연설 무대에 오른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사진 오른쪽>는 “6년 전 CIA가 AWS를 채택한 것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억된다”며 “이는 공공부문에서 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민간 대기업) 영역에도 거대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회고했다.
CIA와 같은 정보기관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라면 기업들도 보안이나 성능 측면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실제 더크 울프 CIA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2014년 워싱턴 D,C,에서 열린 AWS 공공부문 컨퍼런스에 참석해 “정보기관이 수행하는 임무는 그 속도와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최고의 정보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클라우드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첩보활동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재시 CEO의 이번 발언은 미국 국방부가 공동방어인프라(JEDI) 구축 및 운영을 맡을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JEDI 사업은 세계 각국에서 미국이 수집한 영상 등 각종 군사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류할 인프라를 구축해 전투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10년 간 100억달러가 투입되는 만큼, 클라우드 사업자 선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라클과 IBM등의 벤더가 JEDI와 같은 대형사업에는 복수의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지난 4월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AWS와 MS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9일이면 관련 사업을 수행할 단 하나의 사업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재시 CEO는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도입은 현재 각 국가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열정을 갖고 이전에 하지 않았던 공공부문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그 결과 현재 전세계 5000여 정부기관과 1만여 교육기관, 2만8000개의 비영리단체가 AWS을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공분야의 클라우드 도입은 초기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에어비앤비나 슬랙, 우버와 같은 스타트업이 오랜 거물들을 뒤흔들면서, 대기업들도 이러한 비법을 채택해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고 있다”며 “똑같은 원리를 공공영역에 적용한다면 빈부격차나 교육문제, 암 치료 등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기술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가 가져오는 비용구조의 변화와 속도와 혁신, 역량 강화, 전례 없는 규모로 각 국가가 처한 위기를 해결해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비단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의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 채택은 사회적인 영향력 차원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쏜(Thorn)과 같은 비영리단체는 안면인식과 같은 AI 기술을 통해 아동성매매 퇴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그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멀티 클라우드 접근법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많은 공공기관이 클라우드로 옮겨갈 때, 워크로드를 여러 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공평하게 분배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이를 실행하는 것은 아주 소수”라며 “여러 개의 클라우드를 선택하면 역량이나 성숙도 측면에서 햐향 평준화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옮겨가는 것도 큰 변화인데, 심지어 여러 개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잘 쓰라고 하는 것은 IT개발자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격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간혹 일부 워크로드를 타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기는 경우가 있어도 사용 비율은 10~20%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10년 후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조합해 쓰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정의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뒤 대부분의 서버가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겨간다면, 온프레미스의 대부분은 사물인터넷(IoT)이라 불리는 수조개의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했다. 이 디바이스는 작은 CPU와 메모리가 탑재돼 집과 사무실, 공항, 자동차, 선박 등에서 활용되며, 클라우드가 있어야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즉,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의 조합이 미래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개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D.C.(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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