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 기획/SW·보안②]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활용법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대표주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을 대표하는 VM웨어가 출시한 ‘VM웨어 클라우드 온(on) AWS’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됐음을 알리는 하나의 징표였다.
VM웨어의 가상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AWS 파블릭 클라우드에서 구동하게 한 것은 기존에 투자한 기술 기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WS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고객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AWS 클라우드와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도록 ‘AWS 아웃포스트’를 발표한다. 이는 AWS가 설계한 하드웨어로 구축된 매니지드(관리형) 서비스다. 짧은 지연 시간 또는 로컬 데이터 처리 필요성에 따라 온프레미스에서 워크로드를 운영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과 유사한 운영이 가능하면서, AW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도 연결할 수 있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구성이 가능하다. AWS에서는 퍼블릭 AWS 리전에 대한 지속적 운영의 일환으로 AWS 아웃포스트를 자동으로 관리 및 업데이트한다. 인프라 업데이트 또는 패치도 자동으로 진행된다. 최신 하드웨어로의 업그레이도 쉽다. 올해 하반기 경 출시될 예정이다.
AWS 아웃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발표한 ‘애저스택’과도 유사하다. 운영방식 측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애저스택 역시 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유사한 환경을 기업 내부에 구축해주겠다는 것이다.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 운영도 가능하다. 하드웨어는 ‘애저스택 HCI’라는 이름으로 MS가 파트너십을 맺은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애저스택 HCI의 주요 파트너로는 델 EMC, HPE, 슈퍼마이크로, 레노버 등 10여개 업체 이상이다.
IBM도 “클라우드의 챕터1(제1장)에선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약 20%만이 전환됐다”며 “챕터2에선 기업 워크로드의 80%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이며, 여기에서 약 1조달러의 시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대세론은 퍼블릭 클라우드 회귀 추세와도 연관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조사에 따르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를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복귀시키는 현상이 늘고 있다. 2018년 응답자의 81%가 복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면 2019년에는 85%로 높아졌다. 주요 원인은 보안, 성능, 비용, 통제, 숨겨진 IT관리 등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로 모든 기업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결국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은 워크로드 특성을 고려한 클라우드 선택,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간 이동, 통합관리 및 가시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 대해 통합적인 가시성과 거너넌스를 제공하는 ‘멀티 클라우드 매니저’와 멀티 클라우드에 반복적인 인프라 배포작업을 자동화, 오케스트레이션 하는 ‘클라우드 오토메이션 매니저’, 기존 자바 EE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손쉽게 마이그레이션해주는 ‘트랜스포메이션 어드바이저’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레드햇을 39조원을 주고 인수한 것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지원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구글은 최근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안토스’를 공개했다. 개방형 표준을 채택해 기존 온프레미스 하드웨어 상에서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하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기업은 안토스의 하이브리드 기능을 구글 쿠버네티스 엔진(GKE)을 적용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과 GKE 온-프렘(GKE On-Prem)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안토스를 이용해 AWS나 MS 애저와 같은 타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워크로드를 관리할 수 있다. 관리자나 개발자가 다른 환경과 API를 배우지 않고도 원하는 클라우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배포, 실행, 관리할 수 있다.
서버, 스토리지 등 기존 하드웨어(HW) 업체들의 변화도 주목된다. 클라우드 시대에 끊임 없는 도전을 받던 이들 역시 새로운 전략을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HPE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추고, 심플리비티와 같은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및 ‘원스피어’를 통한 통합환경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린레이크’라는 클라우드 형태의 과금모델 선보였다. 이는 서버 등 IT장비를 소유하지 않고 기존 데이터센터 내에 두되, 과금은 사용한 만큼만 월 비용을 내는 방식이다. 또, 지난해 AWS컨설팅 전문기업인 ‘CTP(클라우드 테크놀로지 파트너스)’와 MS 애저 마이그레이션(전환)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레드픽시’를 인수해 최적화된 클라우드를 제안한다.
HCI의 선구자 뉴타닉스 역시 최근 AWS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자사 HCI로 가상머신(VM)을 옮길 수 있는 앱 모빌리티 서비스 ‘뉴타닉스 무브(Move)’ 및 AWS 상에서 뉴타닉스 HCI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X in AWS’ 등을 발표하는 등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뉴타닉스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퍼블릭과 프라이빗, 분산, 엣지 클라우드의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고 이동성을 보장함으로서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장벽(사일로)를 없앤다는 전략이다.
히타치 밴타라와의 합작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역시 HCI 및 SDDC(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로 나아가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효성인포메이션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의 핵심은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로의 손쉬운 전환과 탈출 및 컴플라이언스 준수, 동일한 거버넌스의 적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보안을 위한 SDN(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이 키 역할을 하는데, 같은 네트워크 망 내에서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며 동일한 보안 정책을 사용하면 유연한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랙 단위의 SDDC 어플라이언스 제품인 UCP RS를 기반으로 곧 국내 출시 예정인 ‘VM웨어 클라우드 온 AWS’ 연결을 제공한다. 고객은 클릭 몇 번 만으로도 손쉽게 아마존 퍼블릭 클라우드 연동해 쉽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현이 가능해진다.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을 기업 운영자가 직접 가지면서도 하나의 자원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인 퓨어스토리지 역시 최근 출시한 ‘퓨어스토리지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간 끊임없는 (seamless) 애플리케이션 이동성을 보장한다. 최근 AI나 머신러닝 및 심층 분석과 같은 새로운 기술과 결합된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애플리케이션 이동은 인프라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기업의 모든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하며, 애플리케이션은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퓨어스토리지 측이 강조하는 점이다. 그동안 온프레미스 스토리지와 클라우드 간의 전략적 통합 솔루션의 부재는 애플리케이션 이동성의 주된 방해요소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퓨어스토리지의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는 유니파이드(통합)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통해 클라우드를 통합하고 온-프레미스 및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는 일관된 스토리지 서비스와 표준화된 API, 빠른 데이터 북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최근 인수한 스토어리듀스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통해 설계된 ‘오브젝트엔진’을 통헤 클라우드 상에서의 신속한 백업 및 복구를 제공한다. 베리타스, 빔, 컴볼트와 같은 백업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서 보다 빠르게 백업·복구가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KT와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와 같은 사업자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서 LG CNS와 삼성SDS와 SK C&C 등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이들 업체는 AWS, MS,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조합하는 멀티 클라우드를 제공하면서도 국가안보나 개인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클라우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다보니 최근 업체 간 협력도 긴밀해지고 있다. 심지어 경쟁사였던 곳까지 손을 잡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MS와 레드햇이다.
레드햇은 최근 IBM과 공식 합병했다. 5월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레드햇 서밋’에서 사티야 나델라 MS CEO와 짐 화이트허스트 리눅스 CEO가 한 무대에 선 모습은 클라우드 패러다임에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 스티브 발머 전 MS CEO는 “리눅스는 암덩어리”라고까지 말했지만, 나델라 CEO는 “MS는 오픈소스,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서 레드햇 오픈시프트 컨테이너 플랫폼을 결합한 ‘애저 레드햇 오픈시프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VM웨어와 모회사인 델테크놀로지스도 MS와 손을 잡았다. AWS에서 VM웨어 솔루션을 구동할 수 있는 ‘VM웨어 클라우드 온 AWS’와 같은 제품을 MS로도 제공한다. 이달 초 ‘델 테크노로지스 포럼’에서 발표된 ‘애저 VM웨어 솔루션’은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킹, 관리 툴을 포함하는 VM웨어 클라우드 파운데이션을 MS 애저에서 운영할 수 있다.
구글 역시 시스코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멀티 및 하이브리드 시장을 강화한다. 구글은 시스코를 비롯한 30개 이상의 HW, SW, SI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시스코 HCI 제품인 하이퍼플렉스를 비롯해 ACI, 스텔스워치 클라우드, SD-WAN 등 네트워크·보안 기술을 구글 안토스를 결합해 클라우드에서 보다 신속한 운영이 가능케 한다. VM웨어와 델 EMC, HPE 등도 HCI 인프라에서 안토스를 제공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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