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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깡통폰·깡통PC ‘위기’…삼성전자·LG전자, 호재일까 악재일까

윤상호
- OS 생태계·CPU·AP 거래 중단…중국 외 디바이스 시장 경쟁력 상실 우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화웨이의 디바이스 사업에 암운이 드리웠다. 운영체제와 핵심부품 공급사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영향이다. 스마트폰과 PC는 미국 업체와 손을 잡지 않을 경우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혜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부품 공급 손실을 감안해야 한다. LG전자는 화웨이뿐 아니라 다른 업체와 경쟁이 먼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퀄컴 인텔 등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 의향을 밝혔다.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주도한다. 퀄컴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통신칩 선두다. 인텔은 PC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다.

원인은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의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했기 때문. 구글 퀄컴 인텔 모두 미국 업체다. PC OS 1위 마이크로소프트(MS)도 미국 회사다. MS는 아직 입장이 없지만 동참이 확실시된다.

◆구글·MS 생태계 배제, 부품 공급 중단보다 타격 커=에 따라 화웨이는 OS가 없는 스마트폰과 PC를 만들거나 OS를 자체 해결해야 한다. OS를 바꾼다는 것은 OS 생태계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애플리케이션(앱)과 소프트웨어(SW) 등을 화웨이가 제공하거나 개발사가 화웨이 생태계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또 이들 기기의 머리 역할을 하는 AP와 CPU까지 소화해야 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처럼 OS와 AP, 통신칩을 자체 보유했다. 하지만 100% 대체는 쉽지 않다. 생태계는 한 회사가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 PC쪽은 더 하다. 소위 깡통폰 깡통PC다. 소비자가 알아서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기존 판매 제품도 문제다. OS 등은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보안 우려 탓이다. 거래 중단은 기존 고객 업데이트 포함이다. 사후서비스(AS)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생겼다.

2018년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 매출액은 3488억5200만위안(약 60조500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48.4%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580만대다. 중국 판매량은 1억510만대다. 전체 51.1%다. 중국은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통제한다. 정책 지원도 다반사다. 거래 중단에 따른 중국 영향은 크지 않다. 남은 48.9%가 문제다. 2018년 기준 화웨이는 ▲서유럽 2710만대 ▲동유럽 1820만대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 1950만대 ▲북미 70만대 ▲중남미 1660만대 ▲중동 및 아프리카 1860만대 등을 공급했다.

◆SA, 2020년 화웨이폰 판매량 2018년 수준 회귀=이제 화웨이 스마트폰은 ▲지메일 ▲구글맵 ▲유튜브 등을 쓸 수 없다. 플레이마켓도 이용할 수 없다. 플레이마켓에 접속할 수 없으면 앱을 내려 받을 길도 없다. 앱이 없는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SA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고량 전망치를 2억4110만대에서 1억5600만대로 하향했다. 2020년 판매량은 이보다도 떨어진 1억1960만대로 점쳤다. 2018년 중국 판매량으로 회귀다. 중국 외 시장은 대부분 잃는 셈이다.

PC 상황은 더 좋지 않다. MS와 인텔 없이 시장 공략은 불가능하다. 수차례 대체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다. 서버 사업도 존폐 위기다. 클라우드 등 파생 시장 타격도 불가피하다.

화웨이의 몰락은 삼성전자 LG전자에게 호기도 위기도 된다. 단기적으론 긍정적 효과가 장기적으론 부정적 효과를 예상했다.

◆화웨이 빈자리 '호재'·경쟁 심화 '악재'=SA, 2020년 화웨이폰 판매량 2018년 수준 회귀=2018년 1분기 삼성전자와 화웨이 판매량 격차는 3890만대. 2019년 1분기 차이는 1270만대다. 삼성전자는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업체 대비 판매량 우위는 여전하다. 화웨이를 메울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다. 반면 삼성전자 전체로는 웃을 수만은 없다. 부품 거래처 한 곳이 사라진다. 화웨이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잠재성 있는 고객 이탈은 뼈아프다. 퀄컴 등 미국 기업 지배력 강화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달가운 일이 아니다.

LG전자는 2018년 397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북미 2360만대 ▲서유럽 200만대 ▲아시아태평양 420만대 ▲중남미 770만대 ▲동유럽 120만대 ▲중동 및 아프리카 90만대다. 화웨이가 빠진 만큼 올라갈 여지가 있다. 다만 LG전자가 앞질러야 하는 대상은 화웨이만이 아니다. LG전자 2018년 세계 시장 점유율 순위는 8위다. 생태계가 다른 애플을 빼도 LG전자는 소비자에게 여섯 번째 선택지다. 저 자리를 노린 경쟁이 심화할 경우 마케팅비 증가도 걱정해야 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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