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B tv의 효자 콘텐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살아있는 동화’다. 약 2년 전 경쟁사보다 뒤처져 있던 키즈영역을 되살린 서비스다.
아이가 직접 동화책 주인공이 돼 TV에 나오는 증강현실(AR) 콘텐츠 ‘살아있는 동화’는 출시 반년 만에 타요‧핑크퐁‧콩순이 등을 제치고, 뽀로로 다음 자리인 Btv 키즈 전체점유율 2위에 안착하게 된다.
이 중심에는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 전진수 상무<사진>가 있다. SK텔레콤은 살아있는 동화 AR 기술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전진수 상무는 SK텔레콤에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차세대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지난 달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경기장을 누비는 비룡을 보여주는 AR 퍼포먼스도 전 상무의 작품이다. 소셜VR과 AR글래스 매직리프 원 등도 맡고 있다.
이처럼 AR‧VR 선봉에 서 있는 전 상무가 내놓은 살아있는 동화는 다른 키즈 콘텐츠와 다르다. 아이와 부모의 교감과 만족, 교육적 효과 등을 모두 꾀하면서 기술력도 갖췄다.
전 상무는 “인터넷TV(IPTV)에서 제공하는 증강현실(AR) 콘텐츠는 스마트폰을 통해 미러링한 서비스가 대부분인데, 아이에게 AR 영상을 보여주다가 전화나 메시지가 오면 다시 스마트폰을 가져간다”며 “아이들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는 셈이니 맥이 끊긴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의 경우, TV 앞에 있는 아이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좀 더 교육적인 콘텐츠를 원하게 되는 이유”라며 “엄마가 아이에게 TV를 보여줘도 미안하지 않도록 교육적인 효과와 교훈을 줄 수 있는 동화책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4~7세 대상 아이가 있는 개발자 부모들이 모였다. 고객이 아닌 내 자식에게 보여주는 AR 서비스 기획안을 고민했고, 이날 초안만 8개가 나왔다. 여기서 나온 결과물이 살아있는 동화다.
전 상무는 “아이들의 반응을 대학과 연구한 결과, 살아있는 동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많이 웃고 행복감을 느꼈다”며 “집중력과 교육적 효과만 기대했는데, TV에 본인이 나온다는 사실에 행복하고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물론, 구현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일단 스마트폰이 아닌 IPTV에서 살아있는 동화를 선보일 수 있어야 했다. 이 경우, 셋톱박스 사양과 상관없이 서비스가 작동해야 한다. 문제는 IPTV 셋톱박스 성능 이 ‘갤럭시S2’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여기서 AR 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 또, 아이 얼굴을 TV 속 동화 주인공 모습으로 바꿔야 하고, 표정도 내용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실감나게 만드는 실시간 랜더링 작업이 필요했다.
전 상무는 “셋톱에서 구동되지 못하면, AR로 스티커 붙이는 작업을 렌더링해 동영상을 통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제 사진 하나만 있으면 된다”라며 “T리얼 플랫폼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또 “AR 콘텐츠를 만들 때 각종 기능을 통해 여러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T리얼 브라우저 최적화 기술 등을 통해 저사양 셋톱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했다”며 “8개월만에 서비스 개발을 모두 완료할 정도로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살아있는 동화는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과 분할기술 ▲사진처리 기술 ▲실시간 얼굴표정 생성기술 ▲저사향 셋톱박스 AR 렌더링 기술 등을 탑재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화 2.0의 경우, 동화당 아이 1명만 가능했던 역할놀이 기능을 최대 3명까지 확대해 온가족이 동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 때 부모가 동화 속 상황을 경험하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달을 도울 수 있다.
전 상무는 “초기 개발 과정에서는 동화 속 아이 표정이 어색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표현된다”라며 “2.5버전에서는 동화 속 모습 공유기능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5G 적용 때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과 소통하는 경험까지 가능하게 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