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일 2018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두 기업 모두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반도체 고점에 대한 경고가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2019년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2018년을 마무리 하는 숫자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두 기업의 실적이 아니더라도 현시점에서 한국의 ICT의 현주소는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ICT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고 ICT 관련 국가 경쟁력 순위에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4분기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연간 전체로 보면 삼성전자, LG전자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걱정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역대 최고를 찍은 ICT 수출은 반도체로 쌓아올린 성과다. 반대로 반도체가 무너지면 전체 ICT 수출 및 전후방 산업 모두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기업들의 선전도 빼놓을 수 없다. 휴대폰, 가전은 물론이요, 반도체 고점 논란이 현실화 된 가운데 중국에서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특히나 그렇다.
시선을 달리해 봐도 우호적인 것은 별로 없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애플 등과 같은 미국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퍼스트 무버'를 외치지만 현실은 여전히 '패스트 팔로어'이다.
인터넷 기업은 안방에서 글로벌 기업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고 통신사들은 반복되는 인위적인 통신요금 인하 논란으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정부가 출범하며 4차산업 깃발을 올렸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차량공유 서비스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넥슨 매각으로 불거진 게임산업의 규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 등을 감안하면 기업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상투적 표현이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5G를 비롯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기술과 서비스들은 그 자체는 물론이고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걸음을 뗀 5G 서비스를 통해 초연결시대 주도권을 확보할 수도 있다.
반도체, 휴대폰, 가전 등 우리가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 분야는 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4차산업 등 신산업 분야는 정부가 화끈하게 규제 풀고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회적 갈등 해소에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여러 우려 속에서 시작하는 새해다. 해가 마무리 될 즈음에는 ICT 강국 위상이 지금보다 더 굳건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