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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꺾은 화웨이, 삼성전자 불안한 스마트폰 왕좌자리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전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 추격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3분기에도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왕좌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하다. 화웨이는 가파르게 성장곡선을, 삼성전자는 하향곡선을 보이고 있다.

미래 경쟁구도에서도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2강 체제는 이미 형성됐다. 양사는 5G 및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기술경쟁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양사 모두 내년에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반면, 애플은 2020년에 5G 아이폰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43% 뛰어오른 화웨이, 14% 하락한 삼성전자=4일 가트너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총 7336만100대를 판매해 18.9%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8560만5300대, 시장점유율 22.3%를 기록한 바 있다.

화웨이는 시장점유율 13.4%에 달하는 5221만8400대 판매고를 올리며 2위 자리에 안착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3650만1800대로 시장점유율은 9.5%, 10%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이는 올해 3분기 4575만6600대를 판매한 애플보다 높은 수준이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에도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을 제쳤다.

가트너는 중국 화웨이·샤오미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분기 총 스마트폰 판매량은 1.4% 성장한 3억8900만대다. 대다수 스마트폰 제조사가 판매 둔화를 겪는 가운데 화웨이 성장이 글로벌 판매량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중화권 내 1위 스마트폰 판매를 보이고 있고, 유럽시장에서도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트너가 전세계 스마트폰 매출 추이를 발표한 이래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가트너는 갤럭시S9 등 전략 스마트폰은 올해 수요를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중저가 라인 스마트폰은 인도 등 핵심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안슐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화웨이와 샤오미를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업체 목록에서 제외시킨다면 최종 사용자 대상 스마트폰 판매는 5.2% 하락했을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렴한 가격, 고급 카메라 기능, 고품질 해상도 디스플레이 등을 앞세워 3분기 신흥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웨이가 중동, 아태지역, 아프리카 등의 신흥 시장에서 브랜딩과 유통에 투자하며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확장하면서 삼성과의 격차를 계속해서 좁히고 있다”며 “화웨이는 저가 라인 시리즈 스마트폰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피처폰 수요를 스마트폰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좁혀지는 한·중 스마트폰 대결…5G에서도?=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에 따라 제조사들은 새로운 사용자 가치 창출을 위해 5G와 폴더블폰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점이 있다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경쟁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화웨이로 경쟁대상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5G 아이폰 출시를 2020년으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삼성전자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장 고동진 대표는 “내년 3월 한국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월에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를 통해 갤럭시S10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5G 상용화를 염두에 놓고 5G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F(가칭)’ 출시시기도 3월이 유력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 2018’을 통해 폴더블폰에 탑재될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소개했다.

이에 대응해 화웨이도 움직이고 있다.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개발하고 있다. 켄 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중순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폴더블폰에 5G까지 얹어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샤오미, 오포, 레노버 등도 5G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로버타 코자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내년은 다양한 5G 기술의 연구 개발과 테스트 및 시범 적용에 중요한 해”라며 “2020년 5G 휴대전화 판매량은 총 6500만대”로 전망했다.

이어 “초기 관심단계를 넘어서면, 폴더블폰 사용 편의성도 절충될 것”이라며 “업체들이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개발자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매력적이고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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