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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과 투자를 못 받는 스타트업, 차이는?

윤상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창업은 쉽다. 망하기도 쉽다. 100곳을 창업하면 80~90개는 망한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빅스비 개발자데이’ 한 세션에서 삼성벤처투자 김정호 상무의 말. 그는 이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 동향과 창업 전략’ 세션의 연사로 나섰다.

창업보다 어려운 것은 투자를 받는 일. 투자를 받아야 생존을 향해 갈 수 있다. 아이디어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여러 스타트업 대표도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투자를 받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해야 투자자의 눈길을 잡을 수 있는 것일까.

투자회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재무적 투자자(VC)와 전략적 투자자(CVC)다. 재무적 투자자는 수익 관점에서 접근한다.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조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략적 투자자는 기술의 내용과 연관성을 살핀다. 개별 회사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전자가 일반 벤처캐피탈 후자가 삼성벤처투자 같은 회사다. 삼성벤처투자는 전 세계 CVC 7위 규모다. 연간 1억7000만달러(약 2000억원)을 투자한다. 50건 이상에 집행한다. 해외 업체가 70~80% 정도다. 삼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에 관심을 쏟고 있다.

“투자를 위해 국내와 해외 기업을 만나보면 국내의 경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 인색하다. 해외는 10~20%를 제공하는 것이 관례다. 투자자를 유치할 때 내 것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투자자와 사이가 나쁜 대표도 여럿 봤다. 투자자는 적이 아니다. 동반자다. 투자자의 네트워크까지 써 먹어야 한다.”

AI는 벤처투자 업계도 화두다. 2017년부터 급증했다. 2018년 2분기 44억달러(약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미국 유럽 중국 인도 순으로 활발하다. 상위권 투자업체일수록 AI 투자 빈도가 많다. 구글은 2017년 1억2000만달러(약 1400억원) 펀드를 조성했다. 아마존은 2015년 1억달러(약 1100억원) 펀드를 꾸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금액은 공개치 않았지만 2016년부터 AI전용 펀드를 굴리고 있다. 바이두와 토요타는 각각 2억달러(약 2200억원)와 1억달러 투자를 하기로 했다. 삼성도 지난 11월 500억원 규모 AI 전용 펀드를 차렸다.

“아직까지 AI로 돈을 번 회사는 없다. 기술이 좋아 인수하거나 된 회사는 꽤 있지만. 기본적으로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면 투자를 받기 어렵다. 너도나도 AI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AI만 가지고는 투자를 받을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도 힘들다.”

그는 투자자가 찾는 AI업체 조건을 4개로 꼽았다.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거나 접근할 수 있는가 ▲AI 핵심 알고리즘 개발 역량과 인력이 있는가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여 역량을 입증했는가 ▲AI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가 4가지다. 이 중 앞선 2개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1998년 구글이 검색엔진을 내놨을 때 검색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구글은 키워드 검색을 주창했다. 키워드가 기술이자 차별화였고 키워드는 돈이 됐다. 이런 식의 기술이 돈으로 변하는 흐름이 보여야한다.

“사업계획서가 의외로 허술할 때가 많다. 특히 경쟁사 동향 파악에 부족한 사례가 많다.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투자자도 이 점을 주시한다. 펀딩이 필요할 때 투자자를 만나서는 늦는다.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야한다.”

그의 AI뿐 아니라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이다. 창업에 대한 쉽지 않음을 화두로 꺼냈지만 마무리는 “창업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망하는 것도 경험이다. 이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다음에는 안 망하면 되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창업을 해라. 빨리 망해야 빨리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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