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17일 SK(주)C&C가 선정된 것을 놓고 관련 IT업계에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당초 'LG CNS가 다소 우위에 있다' 시각이 많았으나 결과는 SK(주) C&C의 승으로 끝났다. 우선협상기간중 양측간의 이견이 없으면, 오는 11월부터 SK(주) C&C는 국민은행이 발주한 총 14개 '더 K 프로젝트'중 10개 사업을 오는 2020년10월까지 통합 진행하게 된다.
또한 국민은행측은 차세대시스템 제안설명회 직후, 심사의원들의 점수를 집계해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사실은 이것 자체도 관련 업계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IT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특별히 정해진 룰은 아니지만 제안설명회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며칠간의 시차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다만 이 며칠 동안 불필요한 잡음이 나올 수 있는데, 국민은행측에선 이같은 우려를 아예 원천 봉쇄해 버린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초 이번 국민은행 ‘더 K 프로젝트’에서 LG CNS의 우세가 점쳐졌던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LG CNS가 이미 국민카드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등 KB금융그룹측과 소통에서 유리했다. 또한 시중 은행 차세대시스템 등 구축 실적에서도 SK(주)C&C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여기에 SK(주)C&C가 주사업자를 맡았던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이 개통이후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것이 약점으로 지목됐는데, 이 부분도 LG CNS의 우세를 점치는 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최근에는 SK(주)C&C의 주요 IT사업부문이 SK텔레콤으로 이관되고, SI(시스템통합)부문은 외부에 매각된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때마침 보안업체인 SK인포섹이 SK텔레콤에 합병검토된다는 소식과 연관돼 주목을 끌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 루머는 입찰을 앞둔 마타도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종합해보면, SK(주)C&C로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국민은행 '더 K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한 셈이다.
그런데 어떤 반전이 있었을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SK(주) C&C쪽에서 국민은행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SK(주)C&C의 '약점'과 관련해, 국민은행측 관계자는 “자세한 심사내용은 모르지만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건으로 SK(주)C&C가 불리한 평가를 받은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 차세대스템은 발주처의 프로젝트 관리 관점에서 볼 문제이지 전적으로 SK(주)C&C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우리은행건은 프로젝트 관리, 대외계솔루션 등 일부 SW 교체 등 거버넌스의 미흡을 더 본질적인 문제로 판단하고 있는듯 보인다.
반면 LG CNS는 특별한 약점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거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가용 인력'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LG CNS는 현재 교보생명, 국민카드, 농협카드 차세대시스템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 부분에서 국민은행측을 충분히 납득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올해 11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돼왔던 교보생명 프로젝트가 지금쯤은 거의 마무리되고, 개발 인력들이 나왔어야하지만 아직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은행은 LG CNS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민카드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상황도 평가에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