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SK인포섹 인수 검토...보안업계 “기대 반, 우려 반”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SK텔레콤(SKT)이 국내 정보보안 1위 업체인 SK인포섹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보안 업계에서는 보안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일감 몰아주기, 시장잠식에 대한 우려를 하는 분위기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사에서 융합보안으로 판을 키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보안시장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어 “SK인포섹은 매출은 크지만 그에 비해 이익은 적은 편”이라면서 “융합보안 추진을 통해 이익률도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포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SK인포섹은 국내 정보보안 시장 1위 사업자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127억1500만원, 영업이익은 235억11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정보보안 기업 가운데 2000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SK인포섹이 유일하다.
따라서 SK인포섹이 SK 계열사의 보안사업과 시너지를 내면 이익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것. SKT는 NSOK와 ADT캡스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보안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SKT는 ADT캡스와 SK텔링크 자회사 NSOK를 합병할 방침이다. 여기에 SK인포섹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물리보안, 사이버보안역량, 물리보안을 아우른 융합보안을 추구할 수 있다.
이번 인수설과 관련해 SKT측도 물리보안과 정보보안 시너지를 위한 융합보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대감이 큰 만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보안업계에서는 인수설과 관련해 ‘일감 몰아주기’, ‘시장잠식’에 대해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곳도 많다.
또 다른 보안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물리보안 기업이 합쳐지면서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보안장비 수요가 있는 통신사가 관련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번 인수를 두고 점점 강화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많다. SK인포섹은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중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가 내부거래 매출규모 200억원 이상 또는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다. SK인포섹은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60%를 넘는다.
여기에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으로 총수 일가 지분율 20% 이상 기업은 물론 해당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까지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 바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SKT가 SK인포섹을 인수함으로써 기존의 보안업체들은 통신사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SK인포섹을 상대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사안은 양날의 검처럼 한 가지 분석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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