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임시허가 제도를 개선하는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서비스의 빠른 변화에 맞춰 각종 법제도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기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 ICT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의 미비나 불합리한 규제에도 실증(규제 샌드박스) 또는 시장 출시(임시허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으로는 먼저 실증 규제특례(규제 샌드박스) 도입이다. 관련 법령의 허가등 규제로 인해 사업 시행이 어려운 신기술‧서비스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동안 규제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실증(테스트)’을 위한 규제특례 제도가 도입된다.
사업자가 신기술‧서비스에 대한 규제특례를 신청하면 관계부처 검토 및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규제특례를 지정(2년 이내, 1회 연장 가능) 받을 수 있다. 실증을 통해 사업자는 기술검증‧문제점 확인 등 기술‧서비스의 완성도를 제고할 수 있고, 정부도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법‧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임시허가‧신속처리 제도도 개선된다. 임시허가‧신속처리 제도는 관련 법령이 없거나 미비한 경우 신기술‧서비스의 사업화가 지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하지만 임시허가의 유효기간이 관련 법령이 정비되기까지 부족하고(1년, 1회 연장 가능), 임시허가를 신청하기 전에 반드시 신속처리를 거치게 해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신기술·서비스의 시장 진입, 관계부처의 법령 정비 등에 필요한 준비 시간을 충분한 확보할 수 있도록, 임시허가의 유효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1회 연장 가능) 확대된다. 아울러 신속처리 제도와 분리해 신속처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임시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임시허가 기간 동안 관계부처의 법령정비 노력 의무도 명시됐다. 임시허가의 선행절차로만 운영되어 오던 신속처리 제도도, 법령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허가 등의 필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된다.
이와함께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도 설치한다. 다양한 신기술‧서비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지정 및 임시허가를 전문적으로 심의·의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가 설치(위원장 과기정통부 장관)될 예정이다.
이밖에 2개 이상의 부처 허가 등이 필요한 신기술·서비스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신청을 받아 동시에 절차를 개시하는 일괄처리 제도도 신설돼 신청인의 편의성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통신융합법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며, 공포 3개월 후 시행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제도 시행 전에 공공기관 및 ICT유관협회가 참여하는 ‘규제 샌드박스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인터넷‧SW‧정보보호 등 정보통신 관련 업계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설명하고, 업계의 수요를 반영한 ‘규제 샌드박스 적용 과제’를 사전에 발굴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든든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기업들이 제도를 잘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