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탐방] 쇼핑에 쿠팡맨 있다면… 인테리어엔 '집닥맨'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음식 배달, 숙박, 부동산 중개 등 수많은 전통 산업이 O2O(Online to Offline)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를 이어주는 시대입니다. 최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테리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재와 설계, 비용에 전문지식이 많이 필요한 만큼 일반인이 업체를 선정하고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바가지요금, 부실공사 걱정에 맘 졸이지 않으려면 믿을 수 있는 중개자가 필요하죠.
설립 3년차 집닥(대표 박성민)은 이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체입니다. 시장 초기에 비하면 경쟁업체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한 업체는 아직 집닥이 유일합니다. 이 회사는 성장 저력으로 ‘신뢰’를 꼽습니다. 기존 업계에서 1년에 불과했던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을 3년으로 늘린 점이나, 소위 공사 ‘먹튀’를 방지하는 공사대금 애스크로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인테리어 공사 중 감정소모… 집닥맨이 해결 = 하지만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는 회사명을 걸고 고객과 대면하는 ‘집닥맨’입니다. 삼성맨, 엘지맨 등 소속 직장에 따라 ‘맨’을 붙이는 문화는 있지만, 고객과 대면하는 서비스에 사명을 붙이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그래서 ‘쿠팡맨’ 정도를 제외하면 널리 알려진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회사의 이미지도 함께 좋아지지만, 실패할 경우 리스크도 큰 ‘양날의 검’입니다.
제품이야 품질관리를 열심히 하면 양품이 나오겠지만 사람이 하는 서비스는 변수가 많죠. 일부 스타트업이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집닥맨처럼 수년 동안 서비스가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쿠팡맨의 아류처럼 보인다는 것, 그리고 서비스 품질 유지가 힘들어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것이 이유라고 합니다.
집닥맨은 10년 이상 감리 경력을 가진 팀장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인원들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고객이 의뢰한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 출동해 현장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고객이 알 수 없는 하자도 꼼꼼하게 업체에 알려주고, 새로운 공사가 진행되면 대신 사진을 찍어 보내줍니다. 이는 건축감리사가 하는 일과 비슷하지만, 2000만~3000만원 공사에 감리사를 쓰기엔 적절한 단가 조율이 어렵다고 합니다.
조미옥 집닥 고객지원팀 팀장은 “인테리어 서비스는 큰 금액이 움직이지만,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비교적 좀 투박한 면이 있어 소비자들이 하자나 비용관리 부분에 대해 불만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인테리어 공사가가 감정소모가 많은 작업 중 하나인데 불이익이 올까봐 속 시원하게 할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부분을 속 시원하게 집닥맨이 중간 관리를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원 부모님 용돈을 왜 회사가 챙길까? = 집닥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복지 ‘부모님통장’ 제도가 있습니다. 매달 회사가 직원을 대신해 직원 부모님 계좌로 미혼자 10만원, 기혼자 20만원의 용돈을 보내줍니다. 사실 이 제도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월급을 그만큼 더 주면 되지 않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스타트업에 적합한 영리한 복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닥은 설립 3년 된 업체입니다. 인테리어나 스타트업 업계 전반에 관심이 없는 부모님 세대라면 회사에 대해 잘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용돈을 넣어주는 회사라면 일단 이름부터 기억에 남을 것이고, 호감과 친근감이 먼저 생길 수 밖에 없겠죠. 가족 구성원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인정받는 회사에 다닌다는 건 직원 입장에서도 만족도가 클 겁니다.
실제로 직원 부모님들도 ‘우리 자식 회사는 부모까지 챙기는 좋은 회사’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합니다. 만약 직원이 퇴사를 고민하고 있더라도 ‘얘야 그 좋은 회사를 왜 그만두려고 하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렴’ 같은 반응이 나온다는 거죠. 다른 회사들도 부모님을 회사에 초대하거나, 대표 명의 편지를 보내는 일도 있지만 신입사원 한정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부모님통장 제도는 일종의 ‘강제 효도’ 효과도 있을 테니, 가족의 평안함에 도움도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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