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랜드, ‘로봇랜드’로 변한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전자상가가 밀집한 용산이 로봇 신유통의 메카로 변신을 시도한다.
홍봉철 전자랜드프라이스킹 대표<사진>는 17일 서울 용산 전자랜드 신관에서 열린 ‘2018용산로봇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국내 로봇산업이 커지지 못하는 이유는 내수 유통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로봇이 소비자들과 만나고, 관련 업체 사람들이 서로 모여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전자랜드가 마련해 자국 수요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국내 전자제품 중심가였던 용산 전자상가는 온라인 유통 채널 발전으로 인해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에 전자랜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지렛대로 ‘로봇’을 택했다. 소프트웨어, 부품,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혁명의 모든 요소가 로봇 안에 다 들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로봇 신유통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을 끌어 모으고 복합 교류 공간으로 새 단장해 예전 활력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홍봉철 대표는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성장을 돌아보면, 국내 매장 판매에서 발생한 전체 70~80%의 매출이 외국에서 부품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로봇 신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수요가 부족, 자국 수요를 만들어 제조업을 성장시키면 미래엔 삼성 같은 로봇 1등 메이커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 역시 “대한민국 로봇 산업은 기술과 제품이 시장으로 나갈 통로가 없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전자랜드같은 로봇 전문 유통 채널의 등장은 ‘새로운 바닷길’이라고 할 만해, 앞으로 10년 이내에 로봇 유니콘 기업이 대한민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이날 개최된 로봇페스티벌 역시 신유통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자랜드, 서울특별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했다. 총 300여평 규모 전시장에 20여개 국내 로봇 업체가 입점해 제품을 시연한다. 행사는 ▲로봇 전시 및 체험 ▲코딩교육 ▲토크콘서트 ▲이스포츠대회로 구성됐다. 행사는 17일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열흘 간 진행된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를 기점으로 전자랜드 일부 공간에 로봇 신유통 플랫폼이 마련된다. 로봇 기업을 입점시켜 서비스 로봇 테스트베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와 용산구도 용산전자상가를 ‘와이벨리’로 명명하고 ‘도시재생사업’ 등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행정을 지원한다.
로봇산업진흥원도 기업 유치를 돕는다. 문전일 로봇산업진흥원 원장은 “자동차를 사려고 해도 시승을 해봐야 하듯, 로봇도 제대로 된 테스트 플랫폼 구축해야 한다”며 “로봇을 공급받는 기업도 와서 적합성 테스트를 해보고, 구매자도 원하는 서비스 로봇이 존재하는지 볼 수 있는 로봇 유통의 중심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는 전자랜드, 용산전자상가 임차인, 유관기관 관계자가 모여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상생협약식’도 진행했다. 협약서에는 입점업체가 안심하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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