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장서 반등할 수 있을까…구글 클라우드, AI·보안으로 차별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구글 클라우드 사업부가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한 무기로 인공지능(AI)과 보안을 내세웠다. 구글은 넓은 사용자층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지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선 여전히 열세다.
결국 이 시장을 잡기 위해선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대형기업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씩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타겟, 닐슨, 트위터 등이 구글 클라우드 고객사로 합류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구글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실제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회사와 베스핀글로벌이 구글과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 계약을 맺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글 역시 국내에 데이터센터 설립 등을 추진하면서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18’에서 구글은 AI와 보안 관련 제품·서비스를 100개 이상 쏟아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올해는 구글 사업부 수장으로 다이앤 그린 전 VM웨어 사장이 부임한지 3년차다. 관련 행사도 몇 년 전만 해도 참가자수가 2000명 수준이었던 것이 올해는 2만5000명으로 확대됐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올해 컨퍼런스에서 구글이 강조한 두가지 주제는 AI와 보안이다. 다이앤 그린 구글 클라우드 부문 사장은 “보안은 가장 큰 우려사항이고, AI는 최고의 기회(Security is the number one worry and AI is the number one opportunity)”라고 말했다.
AI 기술은 구글 클라우드의 경쟁 우위 중 하나다. 이를 엔터프라이즈에 적용할 경우, 기술 격차를 줄이고 더 많은 비즈니스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 구글은 AI의 민주화 전략을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구글은 번역 및 자연어처리 통합을 위한 오토ML 플랫폼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기업 AI 모델의 인공신경망을 강화시켜 기업이 AI 개발을 보다 쉽게 한다. AI가 AI를 가르치는 셈이다. 또 구글 듀플렉스와 유사한 기술 기반을 보유한 컨택센터 AI도 발표했다. 컨택센터 AI에는 자연어 기반 가상 에이전트 기술인 다이알로그플로우가 통합됐다.
지메일, 문서, 스프레드시트, 행아웃 등이 포함된 생산성 및 협업 앱인 G 스위트(G Suite)에도 AI가 대거 적용됐다. G스위트는 2017년에 대비 100만명이 늘어난 400만명 이상의 유료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구글은 지능적으로 문장을 완성하고 개인의 글쓰기 스타일과 메시지의 문맥에 적용해 글쓰기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지메일 스마트 컴포즈’ 기능 등을 발표했다. 구글의 메시징 서비스인 행아웃에는 상대방 메시지를 인식해 빠르게 답장할 수 있도록 세가지 대답 옵션을 제안한다. 이미 지메일에서 이뤄지는 답장의 10% 이상이 관련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
또 스프레드시트에는 자연어 쿼리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구글 문서도구(구글 독수)는 머신러닝 기능을 사용해 텍스트에 정확한 문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클라우드 생산성 및 협업 측면에서 구글은 MS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엔터프라이즈 오피스 스위트 시장에서 G 스위트의 점유율은 9%, MS는 90%에 달한다. 최근 에어버스와 페이스북이 G 스위트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의 클라우드 콘텐츠 스토리지이자 협업 도구인 드라이브 엔터프라이즈(Drive Enterprise)의 독립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보안강화를 위한 신뢰 구축도 올해 발표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구글은 사용자 신원 및 위치를 고려한 접근제어솔루션인 ‘컨텍스트 어웨어 액세스’를 비롯한 여러 추가 기능을 발표했다. 피싱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파이도(FIDO) 기반 보안 키, 컨테이너에 대한 다수의 보안 기능도 발표했다.
또 감염된 사용자 계정을 확인하고 드라이브 스토리지에서 파일 접근을 제고하거나 악의적인 이메일을 삭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사도구, G스위트 보안에 대한 개선사항도 발표했다. 구글은 보안 관련 메시지를 내세우며, 그동안 약점으로 인식되던 보안 및 신뢰에 대한 부분을 강화했다.
이밖에 구글은 IoT 및 엣지컴퓨팅에 대한 발표도 쏟아냈다. 이중 하나가 엣지 TPU와 구글 클라우드 IoT 엣지다. 이번 행사에선 올 초 삼성에서 구글로 합류한 이인종 구글 클라우드 IoT 담당 부사장이 등장해 관련 내용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엣지 TPU는 텐서플로우 모델을 실행하는 미니 버전으로 1센트 동전 위에 4개가 올라갈 정도로 크기가 작다. 사용자가 엣지단에서 빠른 머신러닝 추론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또 구글 클라우드 IoT 엣지는 중앙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송해 응답을 기다릴 필요 없이 로컬(엣지) 분석을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및 데비안 리눅스 OS에서 실행된다. 이미 LG CNS가 LG화학의 불량 LCD 패널의 유리기판을 판별하는 비전 검사에 이를 적용했다. 쿠버네티스 환경 관리를 위한 오픈소스 관리 플랫폼 이스티오(istio) 관련 제품도 발표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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