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2009년, 유선 위기 탈출구 ‘합병’…2018년, SKT·KT·LGU+ 무선 위기 해법은?

윤상호
- IPTV 부상, 합산규제·M&A 경쟁 격화…SKT, 지배구조 개편 추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무선’ 중심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롱텀에볼루션(LTE) 호황이 끝났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인터넷TV(IPTV)가 부상했다. 사물인터넷(IoT) 등은 아직 멀었다. 5세대(5G) 무선통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6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지난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예상했던 바다. 정부 탓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변경(K-IFRS 1018→1115) ▲선택약정할인 할인율 상향(20%→25%) ▲취약계층 요금감면 시행 등 매출과 영업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 본격화했다.

1분기 옛 회계기준을 적용해도 3사의 무선ARPU는 1000원 이상 급락했다. K-IFRS 1018 1분기 무선ARPU는 ▲SK텔레콤 3만3299원 ▲KT 3만2993원 ▲LG유플러스 3만3355원이다. 전기대비 ▲SK텔레콤 1584원 ▲KT 1084원 ▲LG유플러스 1275원 떨어졌다. LTE 비중은 ▲SK텔레콤 77.1% ▲KT 77.9% ▲LG유플러스 92.8%다. 전기대비 ▲SK텔레콤 1.4%포인트 ▲KT 0.7%포인트 ▲LG유플러스 0.7%포인트 증가했다. 1분기 무선 순증 가입자는 ▲SK텔레콤 15만2000명 ▲KT 36만3000명 ▲LG유플러스 22만8000명이다. LTE가 늘어도 전체가 늘어도 소용없다. 통신 3사 ARPU는 2013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통신사 경쟁은 2010년대 들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했다. 유선 매출 하락이 화두였다. KT는 2009년 KTF를 흡수 합병했다. 2010년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은 LG유플러스로 합쳤다. 양사는 유선 매출 하락을 메우고 그 이상의 성장 기회를 무선에서 찾았다. SK텔레콤은 유선을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했다. 합병 대신 측면지원을 택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상품을 판매했다.

상황은 변했다. 정부의 요금인하 압력은 끝이 없다.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취약계층 요금할인에 이어 보편요금제가 대기 중이다. 그동안 통신사는 세대 전환을 통해 무선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오는 2019년 상반기 5G 상용화 예정이다. 정부는 5G가 다른 산업 활성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사 투자 유인책 마련을 약속했다. 5G 주파수 경매 최저경쟁가격은 3조2760억원이다. 영국 5G 주파수 낙찰가 1.6배다. 통신사뿐 아니라 학계와 소비자 단체도 우려했다. 주파수 비용은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통신요금 원가공개를 결정했다. 지금까지와 다른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할 경우 5G 시대 통신사는 ‘재주만 넘는 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통신사의 해법은 IPTV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해도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의 IPTV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상승했다. K-IFRS 1115 SK브로드밴드 IPTV 1분기 매출액은 2875억원 전년동기대비 2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 K-IFRS 1115 연결기준 미디어/콘텐츠 매출액은 5542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6.6% 상승했다. 1분기 LG유플러스 K-IFRS 1115 IPTV 매출액은 2021억원이다. 2017년 1분기 대비 18.9% 올랐다.

경쟁도 격화한다. 유료방송 점유율 1위는 KT다. KT는 오는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 찬성이다.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은 반대다. 1위 사업자 규제를 피하고 경쟁사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다. KT는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도 무산시켰다. KT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는 합산규제 연장을 주장했다. M&A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1위의 발목을 잡고 힘을 합쳐야 추격 시간을 당길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통신사업 위기 탈출 방법을 KT LG유플러스와 다른 길을 택했다. 합병은 없다. SK텔레콤 밑으로 계열사를 모으는 길도 아니다. 합병은 없다. SK그룹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재편을 추진한다. 작년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취임 후 구체화하고 있다.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사와 각 사업별 회사를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무엇을 어떻게 분리할지 어떤 사업을 모아야 시너지가 날지 등을 검토 중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2018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기업가치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SK ICT 계열사가 각각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나은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이동전화(MNO) 중심 구조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을 확보해도 가치 평가에 아쉬움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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