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대 들어간 퀄컴…제이콥스 가문은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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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퀄컴이 본격적인 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움으로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에서 벗어났으나 성장동력 발굴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문제는 여전하다.
이 와중에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폴 제이콥스 회장은 물러났고 아름다운 이별을 고했으나, 경영권 재확보를 위한 불씨를 가슴속에 품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장외전쟁이 불가피해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폴 제이콥스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재선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그대로 자리를 지켰으며 기존 11명의 이사진이 10명으로 줄었다.
이번 주주총회는 형식적인 겉치레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로드컴의 손길로부터 퀄컴을 지켜줬고, 브로드컴이 올리기로 한 6명의 이사진은 안건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당연히 기존 이사진에 대한 해임안도 부결됐다. 앞서 발표된 것처럼 폴 제이콥스 회장의 재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폴 제이콥스 회장은 주총장에서 어윈 제이콥스의 역할과 이제까지 퀄컴을 이끈 임직원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2005년 경영일선에 나선 폴 제이콥스 회장은 퀄컴 창업자인 어윈 제이콥스의 아들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소프트뱅크 등 투자자를 통해 퀄컴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싱가포르 기업인 브로드컴을 내친 마당에 다른 해외 기업을 끌어들일 명분이 없다. 당장 1200억달러(약 129조480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마땅치 않다.
주총에서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80달러 수주까지 어떻게 주가를 끌어올릴 것인지 물었다. 이사진은 퀄컴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는 답을 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것. 과거 롱텀에볼루션(LTE)이나 3세대(3G) 이동통신에서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풀이된다.
◆애플과 재판은 가을부터 시작될 듯=당장 퀄컴의 불안요소는 주가보다 NXP 인수와 애플과의 소송전이다. 이에 대해 퀄컴 돈 로젠버그 총괄부사장 및 법무총괄은 “중국 정부와 회담을 했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유럽의 규제 당국과 비슷하다”라며 “애플과의 법적 분쟁은 빠르면 오는 가을부터 재판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NXP는 퀄컴 중장기 발전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9부 능선인 유럽은 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중국뿐이다. 문제는 각종 첨단산업 굴기에 적극적인 중국이 NXP를 집어삼킨 퀄컴을 그다지 달갑지 않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이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곧바로 거래를 끊겠다고 나선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퀄컴이 NXP를 완전히 흡수하면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그리고 연결고리인 통신 솔루션에 있어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불확실성은 구체적인 전략의 부재다. 이사진은 주총에서 ‘잘 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어떻게 반전의 기회를 만들 것인지는 제시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인수합병과 반독점에 대한 회사 내외의 이슈를 잠재우고 나서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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