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화학의 LG를 만든 곳…‘대산공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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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화학이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운영하는 ‘대산공장’은 지난 2005년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한 것이 시초다. 원유에서 분리한 나프타(Naphtha, 납사)를 바탕으로 에틸렌, 폴리올레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여수공장과 더불어 LG화학의 기초소재 부문 대표 사업장으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도 자리 잡고 있다.
LG화학은 대산공장 인수 후 대대적인 설비 리모델링과 시설투자에 나섰다. 인수 당시인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2조41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약 65%에 해당하는 1조5700억원이 신규확장에 투입됐다. 덕분에 218만톤이었던 연간 제품 생산능력은 570만톤으로 늘어났고, 매출액은 1조8100억원에서 5조2918억원으로 각각 3배 수준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현재 대산공장은 약 4000억원을 투자해 20만톤 규모의 엘라스토머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엘라스토머 전용 생산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엘라스토머(Elastomer)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자동차용 범퍼 소재, 신발의 충격 흡수층, 기능성 필름, 전선 케이블 등에 사용된다.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3배(9만톤→29만톤) 이상 증가하고 글로벌 톱3에 오르게 된다. 현재 생산량 기준 1위는 다우케미칼, 2위는 엑손모빌이다.
LG화학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 극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대산공장에 2870억원을 투자해 납사 크래킹 센터(Naphtha Cracking Center, NCC) 23만톤 증설을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증설이 완료되면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량은 기존 104만톤에서 127만톤으로 확대되어 세계 NCC 단일공장 중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증설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는 4000억원 이상이다.
◆실습 위주의 안전체험센터=대산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안전체험센터다. 건설안전, 공정안전, 전기안전, 기계안전, 산업보건 등 총 5개 분야 24종의 체험설비는 철저하게 ‘실전’ 위주로 구성됐다. 안전화와 안전모의 중요성을 체험하기 위해 못과 망치가 작업자의 발과 머리를 내리쳤다. 당연히 부상은 없다. 장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부분.
화학물질은 대부분 몸에 해롭다. 뭔가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순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갖 파이프와 압력용기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연소·폭발하는 ‘분진 폭발 체험’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어서 과전류로 전선 피복이 녹아 내리고 불이 붙는 과전류 체험, 실제 기계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컨베이어 끼임 및 롤러 끼임 체험이 이어졌다.
안전은 정신상태가 핵심이다. 사소하지만 안전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비계(飛階 scaffolding, 건축공사 때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로 이동하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개구부 떨어짐 체험’이 존재하는 이유다.
하이라이트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가상현실(VR) 체험장이다. 조종사 한 명을 길러내기 위해 값비싼 시뮬레이터 장비를 구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술의 발전으로 수억원 이상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안전은 반복된 인식과 경험만이 해결책이다.
LG화학 박상춘 안전환경담당은 “공장에서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작업을 현장과 동일한 설비 및 작업상황으로 재현해 학습시켜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 사고를 예방하는 능력이 극대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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