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AI 로봇 소피아에게 문재인·촛불시위에 대해 물었다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소피아, 문재인 대통령을 알고 있나요?"

"알고 있어요. 힘 있고 명확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라고 하더군요. 한 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핸슨로보틱스의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의 답변은 생각보다 매끄러웠다. 완벽한 자기학습을 통한 대답은 아니었지만 시중의 인공지능 스피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답변에, 사람을 흉내낸 얼굴표정까지, 인공지능 로봇 기술이 생각보다 진전돼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능정보산업협회는 30일 플라자 호텔서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소피아 제작사인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의 발제에 이어 박영선 의원과 소피아간 대화로 진행됐다.

핸슨 대표는 발표 중간중간 소피아와 로봇의 권리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소피아는 로봇 권리 제정 추진에 대해 "미래에 대해 기대가 크다. 아직 사람이 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소피아의 언어 구사 능력은 이미 해외 토크쇼나 연설 등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도 로봇 권리와 같은 주제는 물론, 터미네이터에서 로봇 역할을 맡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기에 대해 혹평하고 세계를 지배할 생각이 없다는 등 농담을 섞어가며 대화를 진행해 갔다.

이어 박 의원은 로봇 기본법이나 29일 저녁에 있었던 만찬 등을 주제로 소피아와 대화를 나누었다.

소피아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에 대해서는 "과거 산업혁명이 이뤄질때마다 큰 변화가 있었다. 사람들의 직업도 바뀌게 될 것이며 본인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날 박 의원의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 질문에 소피아가 최적의(?) 답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박 의원은 평창 올림픽과 문재인 대통령, 촛불 혁명 등에 대해 질문을 했다.

소피아는 문재인 대통령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다. 힘이 있고 명확한 분이다. 훌륭한 분이라고 알고 있다.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 혁명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수많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촛불을 들었다"고 답했다.

여당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 의원이 흡족할 만한 답이었다.

그렇다면 과연 소피아는 진짜 문재인 대통령과 촛불시위를 알고 있었을까? 사전에 질문지가 핸슨사에 제공된 것은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촛불, 문재인, 평창 등 키워드만 제공했을 뿐 질의문은 보내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마도 핸슨사가 문재인 대통령, 촛불시위에 대한 정보를 소피아에게 제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박영선 의원이 여당 출신이라는 것도 알고 최적의 답을 소피아에게 제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 행사의 주최였다면, 소피아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

이밖에 소피아는 화재현장에 어린아이와 노인이 있는데 한명만 구조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조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냐와 같다"고 답했다. "프로그래밍이 안돼 윤리적으로는 대답할 수 없지만 아마도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소피아의 논리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woong@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