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카카오가 755만주(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예탁증권(GDR) 발행을 결정함에 따라 주가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는 단기적인 수급 측면의 하락이 불가피하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M&A 대상 기업이 어디인지에 따라 투자자 선호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주식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약세로 전환했다. 전일 종가 14만2500원보다 4500원 하락한 13만8000원으로 장을 시작하는 등, 오전 10시 43분 기준 전일 대비 3.51%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카카오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를 통해 755만주의 GDR를 미국, 아시아 등 해외 기관투자자에 제3자 배정형태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755만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1.1%다. 신주 GDR의 해외 상장예정일자는 내년 2월2일이다. 내년 초 GDR에 대한 수요 예측을 거쳐 1월 안에 발행가와 주식 수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모집된 자금을 모바일 중심 글로벌 콘텐츠 및 플랫폼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데 9억 달러(약 9800억원), AI 등 4차 산업 관련 기술 투자에 1억 달러(약 109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GDR의 영향으로 주가의 단기적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발행 주식 총수의 11.1% 에 달하는 GDR 물량이 상장 즉시 원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GDR을 보유한 해외 기관투자자가 GDR을 국내 상장된 원주로 전환해 신주가 증가함에 따라 희석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 투자 대상이 명확해져 투자 불확실성이 걷히는 시점에 이르러야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자 사이에서는 9억달러가 투입될 M&A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문지현 연구원)는 “투자 대상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에는 자금 사용처 및 시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될 수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해당 10억달러의 자금을 활용한 투자 대상이 확정될 경우에는 불확실성 제거 및 시너지 효과 기대 등으로 주가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카카오의 약점인 글로벌 서비스, IPO 추진 중인 카카오게임즈, 포도트리 등 콘텐츠 플랫폼과 관련된 M&A가 실행된다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DB금융투자(권윤구 연구원)는 “글로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M&A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순현금이 4억700만달러에 불과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GDR 발행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 동영상, 웹툰 기업의 인수를 통해 국내를 벗어나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자회사 로엔 등과의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8일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수, 19만원으로 유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수정 제시했다. DB금융투자는 기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인 ‘HOLD(유지)’, 17만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발행조건이 확정되면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HOLD(유지)’로,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