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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안승권 박종석 조준호의 10년…LG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③

윤상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LG전자가 2018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준호 사장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지난 10년 조 사장을 포함해 3명의 본부장이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끌었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잃어버린 10년이었을까, 미래를 위한 10년이었을까. 10년으로 LG전자의 어려움은 끝난 것일까. 10년 후에도 LG전자는 이 고민을 계속하고 있을까.

<관련기사: 안승권 박종석 조준호의 10년…LG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①>

<관련기사: 안승권 박종석 조준호의 10년…LG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②>

“1등 2등과 차이가 많이 나는데 의미 있는 3강이 되는 것이 목표다. 여태까지 쌓은 역량과 계열사 경쟁력을 결집하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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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의 2015년 취임 첫 기자간담회 일성은 세계 3강이다. 중국업체가 아닌 삼성전자 애플이 적수라는 뜻. 그는 LG전자 휴대폰의 성장기에 북미시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부장을 역임했다.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니 위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2000년대와 2010년대. 휴대폰 경쟁의 공식이 변했다는 것을 그가 깨닫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상반기 전략폰 ‘G4’는 실패했다. 하반기 전략폰 ‘V10’에 무게가 실렸다.

“환경과 대응이 맞지 않으면 어려워진다. 성장시장이 경제도 좋지 않고 환율도 나빴다. 여기에 올 초 출시한 제품도 맞지 않았다”라며 “이런 부분을 감안한 모델이 4분기부터 하나하나 나오면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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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본부장이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시기 등을 따져보면 G4와 V10의 부진은 그의 탓이라고 보기 어렵다. 살얼음판 같은 생존경쟁. 한 번의 삐끗은 MC사업본부의 실적을 다시 벼랑 끝으로 밀었다. 1분기 72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분기 2억원으로 급감했다. 3분기부터는 적자행진. 2015년 MC사업본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4조3996억원과 483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 조준호 사장은 2016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도현 사장(CFO) 조성진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G4’를 통해 조금 나은 정도로는 양강구도를 깨기는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G5’는 LG전자만의 독특한 가치를 구현해 프리미엄쪽에서 의미 있는 대안 또는 팬덤으로 자리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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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재질로 만들었지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고 하단 모듈을 바꾸면 그 분야 전문 모바일기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G5는 말 그대로 조 사장의 전략이 고스란히 녹았다. LG전자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전 세계 기자 대상 제품 발표회를 가졌다. ‘프렌즈’라는 LG전자 액세서리 생태계도 만들었다. 선주문도 상당했다. 그의 말처럼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지속적인 운영체제(OS) 업데이트와 간편결제서비스 ‘LG페이’ 등 스마트폰 이외 매력을 만들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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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LG전자 생산능력이 이를 소화하지 못했다. 제때 제품을 공급치 못했다. 납품업체를 잘못 선정했다. 통신사와 소비자는 G5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결국 LG전자는 상시 구조조정을 해결책으로 꺼냈다. 정기인사를 통한 인력 재배치 등으로 해결하기 힘든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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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결정적 호재가 찾아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폭발사고로 출시 2개월 만에 단종 했다. 하반기 전략폰 ‘V20’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혁신으로 스마트폰 새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프리미엄폰의 최고 가치는 오디오와 카메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V20’은 이런 스마트폰 본연에 집중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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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통신사와 소비자는 LG전자에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는 LG전자의 몫이 아니었다. 생태계 유지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사업 조정에 따라 MC사업본부 적자는 2015년 2분기부터로 소급했다. 2016년도 손실을 지속했다. 2016년 MC사업본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11조7096억원과 1조2591억원이다. 2016년 4분기의 경우 MC사업본부 때문에 전체 회사가 24분기 만에 적자를 봤다. 조준호 사장은 각자 대표이사가 된지 1년 만에 자리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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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2017년 2월 자사주를 매입했다. 매입액은 총 1억1700만원. LG전자는 이번 조 사장의 자사주 매입이 ‘G6’의 성공을 자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6’는 소중한 사람에게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작년 내내 회사와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서 이런 폰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부 슬로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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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폰이라고 해서 대박이 나는 것은 아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은 냈지만 LG전자를 구하기는 모자랐다. 쏠림 현상은 더 강화했다. 중국 업체와 격차도 벌어졌다. 구조조정 한파를 벗어나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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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MC사업본부장을 수성했지만 퇴진이 초읽기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실적부진은 직원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V30’을 V시리즈 최초로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했다.

“현존 최고 수준의 성능을 빈틈없이 담아낸 진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전문가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LG V30와 함께 일상이 영화가 되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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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LG전자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결정한다. 소비자는 LG전자폰을 진정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고 생각치 않았다. 실적이 증거다. 2017년 3분기까지 MC사업본부는 10분기 연속 적자. 조 사장이 MC사업본부를 맡은 첫 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분기는 모두 적자인 셈이다.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 2017년 12월 LG전자는 2018년 임원인사를 통해 조 사장의 MC사업본부장 퇴임을 결정했다. 새 MC사업본부장은 MC단말사업부장을 담당하던 황정환 부사장이다. 10년 전 MC사업본부장 이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해 온 안승권 사장도 LG전자를 떠난다. 안 사장은 LG 마곡사이언스파크센터장으로 조 사장은 LG인화원장으로 간다.

황 부사장의 숙제는 만만치 않다. 박종석 전 MC사업본부장(현 LG이노텍 대표)때와 비슷하다. 황 부사장도 박 전 본부장처럼 TV출신이다. 그는 LG전자 휴대폰의 반등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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