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글로벌 자금세탁방지 규정에 대한 실제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이미 시스템을 구축한 은행을 포함해 규제 대응차원에서 기본적인 시스템만 갖췄던 2금융권의 시스템 고도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위험기반접근(RBA) 기반 AML 구축에 나섰다. 올해 말 사업에 착수해 2018년 6월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오픈한 SAP ERP시스템에 연동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롯데손해보험도 RBA(위험기반접근)기반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기존의 RBA기반 AML 시스템을 재구축한다. 이번 사업은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 시티그룹(Citigroup)은 최근 멕시코 자회사인 바나멕스(Banamex USA)가 미국과 멕시코 간 자금 이전과 관련해 자금세탁 방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약 9740만 달러(약 1095억원) 벌금을 연방정부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에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4억2500만달러(한화 약 4779억원), 3월에 중국농업은행의 2억1500만달러(한화 약 2393억원) 등 자금세탁업무 위반에 따른 고액의 벌금 부과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AML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뉴욕 금융감독청(DFS)이 NH농협은행 뉴욕지점을 대상으로 자금세탁방지 위반을 이유로 벌금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금융서비스국 감독규정에는 미국 은행비밀법(BAS)/AML 법규 준수 등을 강제하고 있으며 AML 시스템 대응 과제로는 거래 모니터링 프로그램(TMS), 워치리스트 필터링(Watch List Filtering)의 매년 인증 절차와 책임 및 벌칙 명확화 등이 포함돼있다.
뉴욕 금융서비스국 발 국내 은행에 대한 AML 규정 심사 강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중인 은행들은 보다 강력한 규칙과 실시간 반영이 포함된 시스템 구축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사람의 단순 실수를 컴플라이언스 업무에서 배제하기 위한 자동화 기술 도입이 주목된다.
지난 6월 한국씨티은행이 로봇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업무에 도입했다.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은 크게 정보수집 및 분석 자료 준비, 자료 분석 그리고 보고 및 검토 업무로 진행이 되며 이번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프로젝트를 통해 자동화된 업무는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 전체 업무 중 약 10%에 해당되는 정보 수집 및 분석 자료 준비 업무다.
AML 시스템의 중앙집중화도 타진되고 있다. 해외 각 은행 지점의 AML과 본사 시스템을 연계하고 이를 중앙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이다.
이미 중국 농업은행이 미국 규제기관으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은 후 농업은행은 본사에 자금세탁방지(AML) 센터를 건립해서 AML 업무를 중앙집중화(Centralize) 및 고도화(Improve)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농업은행은 2018년 중으로 AML 기반의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은 내년부터 은행과 금융투자업자, 종합금융회사,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카드사와 캐피털사, 금융지주사 등은 국제기준과 국내법상 자금세탁방지 관련 사항을 내부통제기준에 포함하는 게 의무화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은행과 금융투자업자, 종합금융회사,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카드사와 캐피털사, 금융지주사 등은 국제기준과 국내법상 자금세탁방지 관련 사항을 내부통제기준에 포함하는 게 의무화돼 관련 시스템 고도화가 예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