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랜섬웨어 ‘블랙리스트CP’ 발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통합 보안 기업 이스트시큐리티(대표 정상원)는 한국인 개발자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형태의 랜섬웨어가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이스트시큐리티 시큐리티대응센터(이하 ESRC)는 새롭게 발견된 랜섬웨어가 해외에서 교육용으로 공개된 오픈소스 랜섬웨어인 ‘히든 티어(Hidden Tear)’를 활용해 닷넷 기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제작자는 이 랜섬웨어를 ‘블랙리스트CP(BlackListCP)’로 명명하고 있으며, 금전 갈취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랜섬웨어와 달리 비트코인 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서·사진 등 PC에 저장된 파일을 암호화시키는 악성 동작은 정상적으로 수행한다.
해당 랜섬웨어는 사용자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PDF 문서 아이콘으로 위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윈도 운영체제(OS) 실행 파일인 ‘EXE’ 확장자를 가지고 있으며, 사용자가 아이콘을 실행하면 DOC, PPTX 등 흔히 사용되는 158종의 확장자를 가진 파일을 암호화시킨다.
암호화가 완료되면 바탕화면 경로에 ‘notice.txt’라는 이름의 랜섬노트를 통해 한국어와 영문으로 감염 사실을 안내하는 동시에, 제작자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SkyDragon7845’ 라는 아이디와 특정 웹사이트 주소(URL)를 보여준다.
이 주소에 접속하면 유튜브(Youtube), 트위치(Twitch) 등 랜섬웨어 제작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Link)가 나타나며, 해당 동영상 사이트에는 블랙리스트CP 랜섬웨어 감염 동영상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는 워너크라이·페트야 등 다른 랜섬웨어의 감염 동영상도 공개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SRC 관계자는 “이번 랜섬웨어가 해외에 공개된 오픈소스를 활용해 제작됐고, 파일을 볼모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 점, 제작자가 안내한 동영상 사이트에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유명 온라인 게임 영상도 등록돼있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실제 범죄 행위를 목적으로 제작된 랜섬웨어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전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파일을 암호화시키는 동작을 수행하는 랜섬웨어를 제작한다면 민형사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라도 랜섬웨어를 제작하고 유포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랜섬웨어는 통합 백신 알약(ALYac)에서 탐지명 ‘Trojan.Ransom.HiddenTear’으로 진단 후 치료 가능하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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