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반려동물 특화 카메라는 어떨까…올림푸스 ‘E-M10마크III’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지난달 올림푸스한국(대표 오카다 나오키)이 출시한 ‘OM-D E-M10마크III’ 카메라는 반려동물 사진을 찍는 ‘펨팻족’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다. 5축 손떨림방지, 빠른 오토포커싱(AF), 움직이는 피사체 추적 성능을 내세워 반려동물 촬영에 용이한 점을 내세웠다. 정품 등록한 구매자에게 30만원 상당의 반려동물 사진권 등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도 반려동물 인구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제품은 올림푸스 미러리스 엔트리급(보급형) 라인의 세 번째 모델이다. 가볍고 작으며 레트로(복고) 스타일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마운트를 채택했으며 기본스펙은 ▲유효화소 1620만 ▲최대 감도(ISO) 2만5600 ▲셔터스피드는 최대 1/4000초(전자식 셔터 1/1만6000초) ▲최대 연사속도 약 8.6장이다.
가장 먼저 올림푸스 특유의 레트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특히 실버 색상의 경우 외관이 디지털카메라보다 고전적인 필름카메라에 가까운 모습을 지녔다. 언뜻 라이카의 M시리즈를 연상시킨다. 금속과 강화 플라스틱 재질의 소재가 가벼운 무게에 비해 묵직하고 튼튼한 느낌을 준다. 손바닥 부분 외에도 엄지손가락 파지 부위에 가죽 소재를 덧대 그립감을 살렸다. 손에 땀이 나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는 104만 화소를 갖춘 3.0인치 틸트형 모니터다. 틸트 방식을 택했지만 범위가 다소 좁다. 상향은 85도, 하향은 45도다. 정면에서 모니터를 확인할 수 있는 스위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셀프 사진 등에 활용하기는 어렵다. 통상 보급형 카메라 이용자의 셀카 활용 빈도가 높은 만큼 아쉬운 부분이다.
크기는 가로세로 약 120*83밀리미터(mm)다. 렌즈를 제외하면 담뱃갑과 비교해도 크기 차이가 별로 없다. 면적이 어지간한 스마트폰보다 작다. 무게 역시 본체 무게 326그램(g),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포함해도 약 410g 수준이다. 가방에 넣거나 목에 걸어도 무게감을 거의 느낄 수 없다. 한손으로 들고 찍기에도 부담이 없다. 반려동물이 프레임 밖을 벗어나더라도 따라가기가 쉽다.
메뉴가 직관적이고 조작성이 간편해 카메라 입문자들에게 적합하다. 236도트의 전자식 뷰파인더(EVF)가 있어 촬영에 집중하기도 용이하다. 상단에 2개의 조작 다이얼이 장착돼 있어 셔터스피드 및 감도, 조리개를 조절할 수 있다. 숏컷 버튼을 누르거나 디스플레이를 터치로 스와이프해 메뉴로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뉴설정에서 팝업을 통해 간단한 설명을 제공하는 점도 초보자에게 유용하다.
강점은 강력한 5축 손떨림 보정(IS) 성능이다. 5축 손떨림 보정은 올림푸스가 가장 강조하는 기술이다. 렌즈가 아니라 카메라 바디에 기능이 적용돼 장착된 렌즈와 상관없이 손떨림을 잡아준다. 셔터스피드 4스톱에 상응하는 성능을 지녔다.
기본 번들 렌즈가 광각이라 대부분 사진을 디지털 2배 줌 상태에서 자동모드로 놓고 촬영했으나 흔들린 사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추적하기에 용이하다. 반려동물 촬영에 강점이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은 야경 촬영이나 영상촬영 시에도 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 삼각대 없이 야경을 담기에 무리가 없다. 짐벌을 장착하지 않고 걷거나 움직이면서 영상을 촬영해도 흔들림 없는 부드러운 영상을 담아냈다.
AF 포인트는 총 121개다. 올림푸스의 기함급 모델인 'E-M1 마크II'와 같은 시스템이 탑재됐다. 밝은 장소에서는 물론 실내나 야간에도 위블링 없이 단숨에 초점을 잡는다. 디스플레이가 터치스크린을 지원해 피사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으로 초점이 맞는 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유려한 디자인과 휴대성에 비해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출시가는 기본 번들 렌즈를 포함해 106만9000원이다. 엔트리급 모델인 것을 고려하면 100만원이 넘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난 12일 국내 출시된 캐논의 미러리스 ‘EOS M 100’은 렌즈포함 64만8000원이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소니의 엔트리 미러리스 ‘A5100’ 역시 표준 줌렌즈 키트 기준으로 출시가가 89만원이었다.
전작인 E-M10 마크 II와 눈에 띄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아쉽다. 추가된 기능은 4K 동영상 촬영 정도다. 가격은 10월 기준으로 마크2가 마크3의 절반 수준이다.
1600만에 불과한 유효 화소도 경쟁 제품들에 비하면 꽤 낮은 편이다. EOS M100은 2420만, A5100은 2430만 화소다. 최근 고급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소도 1300만~1600만 수준까지 올라갔다.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졌음에도 서브 카메라로 이 제품을 구입하기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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