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전기차 및 이차전지 부품 공급업체 영화테크(대표 엄준형)는 그간 영위해오던 고전류 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최근 전기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중국, 인도,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는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널리 퍼지고 있다. 영화테크도 가솔린차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바뀌는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1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엄준형 영화테크 대표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에 강소기업으로 발전해서 크게 회사를 키워볼 예정”이라며 “자체 보유 예산과 코스닥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가지고 전기차 관련 부품을 집중 투자해 회사를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영화테크는 오는 26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영화테크는 2000년 8월 설립됐다. 충남 아산시에 본사를 두고 있고, 중국 우시와 심양에 생산 법인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북미와 유럽에도 각각 현지 법인과 기술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4년부터 인쇄회로기판(PCB) 타입의 정션박스를 르노삼성자동차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엄 대표는 “이후 쌍용자동차, 현대기아차 등 국내 5개 자동차기업에 거래를 하면서 계속 확대해 왔다”며 “특히 2009년도 GM사의 북미지역 캐딜락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서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주요제품은 정션박스다. 이 회사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의 사업부문별 비중을 살펴보면, 정션박스 90.3%, 전기차 3.0%, 개발매출 6.7%다. 작년 매출액 중 수출로 인한 매출은 60.4%, 내수 비중은 39.6%였다.
◆ 영화테크가 보유한 정션박스, 전기차 및 이차전지 제품은? = 정션박스는 차량 내 전원 및 신호 시스템을 분배하고 전원체계의 회로를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차량 내 2개~4개 정도가 장착된다. 정션박스의 세트당 시중 단가는 대략 100달러(한화로 약 11만3000원) 정도다.
엄 대표는 “대략적으로 차량의 한 40프로 정도가 전장품인데 이 전장품들이 작동하려면 전원이나 신호성이 연결돼 유기적으로 망을 구성돼야 한다. 그 중 맨 앞에 위치한 것이 정션 박스”라며 “마치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기차나 자율 주행차에도 그대로 사용되면서 단가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테크의 정션박스는 경차부터 시작해 각종 승용차와 SUV 상용차 등 약 30여개 차종에 공급되고 있다. 작년 정션박스 매출(연결기준) 중 상위 차종은 뷰익의 베라노(25%), 현대의 아반떼와 i30(17%), 캐딜락의 CT6와 ATS(16%), 쉐보레의 스파크(14%), 쉐보레의 캡티바(7%), 기아의 그랜드카니발(5%) 순이다.
엄 대표는 “정션박스가 차량에 적용이 되면 모델이 단종될 때가지 적용될 뿐만 아니라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투자를 상당히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파생 차종에도 계속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제품으로, 들어가긴 어렵지만 한번 들어가면 그들만의 리그가 진행 되는 아주 견고한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부품으로는 차량탑재형 충전기(On Board Charger), 전압변환장치(DC-DC Converter), 전원차단유닛(Battery Disconnection Unit), 전자식 릴레이(Solid State Relay), DC필터 등이 있다. 전기차 부품은 현재 공급하고 있거나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차전지 부품으로는 배터리셀연결보드(Interconnection Board), 지능형배터리센서(Intelligent Battery Sensor), 파워릴레이어셈블리(Power Relay Assembly) 등이 있다.
전기차 부품의 공급 상황을 살펴보면, 정원차단유닛은 현재 국내 쌍용자동차와 인도 자동차업체 마힌드라에 공급하기 위해 현재 양산개발을 진행 중이다. 엄 대표에 따르면, 원활한 배터릴 동작을 위한 고전압릴레이(HV-Solid State Relay)는 GM 볼트에 전량 공급 중이다.
영화테크가 GM의 볼트에 고전압릴레이를 공급하는 단독벤더사란 뜻이다. 고전압릴레이는 LG전자에도 납품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고전압 직류를 전장품용 12V 저전압 직류로 전환해주는 전압변환장치는 현재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차전지 부품 중, 배터리 상태를 감지해 차량의 주제어기인 MCU(마이크로컨트롤러)로 전달하는 지능형배터리센서는 현재 쌍용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셀을 보호하는 베터리셀연결보드는 현재 SK이노베이션과 기아차에 공급되고 있다.
◆GM향 매출이 65% = 작년 연결기준으로 영화테크의 고객사별 매출 비중은 GM과 상하이GM(GM과 상하이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이 64.9%, 현대기아차가 31.3%이며, 그 외 쌍용차 및 르노삼성차 등이 약 4%다. GM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따른 문제는 없을까. 이에 대해 엄 대표는 “매년 연초 GM에 방문해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 등, 상당히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를 발휘해서 전략적으로 포션(portion)을 늘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물론 가격 결정에 의해 업체가 선정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들은 어느 정도 전략적 파트너쉽을 통해 모양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리가 상하이 GM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GM의 북미 지역에 그간 공급했던 우리 제품의 품질이 신뢰감을 쌓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신뢰감은 앞으로 계속 우리 사업이 커 나가는 데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엄 대표는 “최근 GM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사항에 대한 질문이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북미 및 상하이 등 글로벌에 공급하기에 국내 여건에 대한 영향은 다소 미약하다”고 말했다.
◆ 전기차 부품 사업 확대...특허 총 63건 = 영화테크는 신사업으로 전기차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수소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구 등 새로운 시장의 흐름에 맞춰 선행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전기차와 이차전지 부품 사업에서 설계부터 양산에 이르는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 대표는 “설계부터 디자인, 부품개발, 시험 평가 등 토탈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가장 첫 단계인 시스템 설계에 있어, 우리 제품 자체가 망설계 제품인 만큼, 단품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자동차 초기 개발 단계부터 설계를 같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연구개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엄 대표는 “현재 60여 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전기차 전력 전자 분야에 있어 국내 중소와 중견 포함해서 특허 출원 건수는 우리가 1위”라며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을 포함해도 전국 10위 안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올해 8월 기준 영화테크가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 건수는 정션박스 부문 40건, 전기차 및 전자모듈 부문 23건으로 총 63건이다.
◆ 실적 매년 꾸준히 상승...부채비율은 낮아져 =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4년 428억원, 2015년 455억원, 2016년 61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4년 31억원, 2015년 34억원, 2016년 65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7.3%, 7.5%, 10.6%로 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81억원이며 영업이익은 36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014년 65.2%, 2015년 78.5%, 2016년 59.6%다. 회사측은 올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더 오르고,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엄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전기공학과,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패커드코리아에서 기술연구소장을 지냈다. 영화테크의 연구소 임원으로는 유승권 부사장, 윤동현 상무, 임태재 이사, 송형석 이사가 있다.
유승권 부사장은 GM코리아 연구소에서 전장 및 전기차 부문을 총괄했던 경험이 있다. 윤동현 상무와 임태재 이사는 엄 대표와 마찬가지로 패커드코리아 기술연구소 출신이다. 송형석 이사는 지테크놀로지 출신이다.
영화테크는 오는 26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주식수는 88만주이며, 공모희망가액은 1만2500원~1만5500원이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청약일은 오는 17일이부터 18일까지다. 납입일은 오는 2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