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 26일 정식 오픈한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Talk)은 두 가지 측면에서 좀 각별하다. 워낙 많은 스마트금융 서비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다보니 뭐가 뭔지 차별화가 쉽지않지만 기존에 선보인 국내 금융권의 뱅킹 메신저 서비스와는 분명히 차별화되고 진일보했다.
대형 은행인 국민은행이 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뱅킹서비스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음성인식이 아닌 음성인증(화자인증)으로 뱅킹서비스가 처음으로 가능하게 됐다는 점이다.
먼저, 클라우드서비스의 활용은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때문에 여전히 활용업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비중요 업무'만 선택적으로 해외에 서버를 둔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스마트전략부 관계자는 "(비중요업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활용폭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 은행권은 글로벌 금융서비스를 위해 클라우드 방식의 서비스 확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번 '리브똑똑'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서비스업체인 AWS가 언급돼 주목을 받았는데, 이와관련 국민은행과 AWS간의 클라우드 계약은 별도로 존재하지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이 '리브똑똑' 서비스를 위해 선정한 메신저 개발업체인 센드버드가 이미 AWS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기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민은행이 AWS를 활용하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리브똑똑' 에서 고객이 나눈 대화 내용(데이터)은 국민은행이 별도로 보관하지는 않는다. 메신저 대화내용은 금융정보는 아니고 사생활과 관련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국민은행은 'TAP'이라는 첨단 보안솔루션이 적용되고 있기떄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리브똑똑이 개인 뿐만 아니라 비즈니용 플랫폼으로도 이용한 가능하다고 설명하고있다. TAP(Trusted Application Protection)은 미국 정보표준 FIPS 140-2 인증을 획득한 보안 솔루션이라고 은행측은 소개했다.
별개의 사안이긴하지만, 메신저 대화 내용이 AWS 클라우드에 저장된다면 과거 공권력이 수사상의 이유로 일부 개인 메신저 내용을 열람하기 위해 강행했던 압수수색 논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서 선보인 음성서비스는 '음성인식' 이었다. 음성인식은 사람의 목소리를 텍스트로 전환해 명령어를 실행하는 것일뿐, 화자가 누구인지를 선별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음성인식과 음성인증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최근 인공지능(Ai)기반의 스마트 스피커와 금융서비스를 연계시킨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는데, 이것도 아직은 단순한 음성인식 수준에 불과하다.
그동안 음성인증이 뱅킹서비스에 적용되지 못했던 것은 음성의 인식률이 지문 등 다른 생체정보에 비해 다소 떨어진데다, 스마트폰에서 음성기반이 본인 인증서비스가 제시되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국민은행은 이번 '리브똑똑'을 오픈하면서 '음성인증'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메신저 입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인 음성으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음성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사전에 본인 인증 신청을해야하며, 지문인식의 경우처럼 스마트폰 1대에 1인의 음성인증 정보만 탑재가 가능하다.
음성인식률이 다른 생체정보에 비해 떨어지는 것과 관련, 국민은행 스마트전략부 관계자는 "시끄럽지않으면 거의 100%의 인식률을 보인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간편비밀번호대신 음성인증 정보를 탑재한 고객이 '열려라 똑똑'이라고 마라하면 본인인증을 거쳐 금융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다.
다만 안전을 고려해, 국민은행은 현재 '리브똑똑'에서는 송금한도를 50만원으로 정해놓고 있으며, 주로 조회업무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기반한 음성인증 금융플랫폼은 기존 스마트 금융서비스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