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역 넓히는 SoC GPU…VR 대비해 지각변동 예고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가상현실(VR) 시대를 맞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적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RM ‘말리’에 대항해 퀄컴 ‘아드레노’와 이매지네이션 ‘파워VR’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울트라HD(UHD, 4K) 지원과 함께 향후 시스템온칩(SoC) 시장의 중요한 화두라는 점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19일 영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자산(IP) 업체 이매지네이션테크놀로지가 ‘파워VR 8XE 플러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전력소비량을 낮춤과 동시에 호환성이 높은 3D 그래픽 언어 오픈GL, 헤테로지니어스(이기종컴퓨팅)를 위한 오픈CL을 비롯해 풀HD 해상도의 동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스마트폰에서 VR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해상도와 프레임이다. 사람의 눈이 두 개이므로 양안에서 깨끗하고 부드러운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매지네이션은 풀HD뿐 아니라 향후 4K까지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VR 지원에 적극적인 것은 퀄컴도 마찬가지다. 특히 아드레노 540 GPU를 필두로 크라이요 280 중앙처리장치(CPU), 헥사곤 690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의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VR는 물론 인공지능(AI)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매지네이션과 퀄컴은 각각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GPU IP 업체다. 퀄컴은 자체적으로 만든 SoC에서만 GPU IP를 쓸 수 있도록 했지만, 이매지네이션의 경우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3G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이폰, 아이패드 모든 라인업에 이매지네이션 GPU IP를 사용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그동안 GPU를 CPU와 함께 1+1 개념으로 저렴하게 공급해왔던 ARM에 만족해왔지만 작년부터는 부족한 성능, 갈수록 높아지는 스마트폰에서의 그래픽 사용자경험(UX)을 충족시키기 위해 파워VR 카드를 만지작한지 오래다. 지난 2012년 엑시노스 옥타5 이후부터는 파워VR에서 말리로 넘어갔기 때문에 다시 GPU IP 변경이 있을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다른 사업부의 요청 사항을 받아들여 일부 라인업에 국한해 GPU를 말리에서 파워VR로의 변경이 이뤄진 상태”라며 “내년에 선보일 AP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ARM의 GPU IP는 2006년 GPU 업체인 ‘팔랑스’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모바일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GPU IP 시장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여왔지만 아키텍처 한계에 다다르면서 앞으로의 전개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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