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KB금융그룹 소속의 KB국민은행, KB카드, KB캐피털 3개사가 내년에 모두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들 3개사는 늦어도 내년 2월중으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발주시기가 몰려있지만 3개사가 각각 별도의 일정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중 국민은행의 행보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앞서 올해 12월까지 ISP를 최종 완료했으며, 이에 기반한 제안요청서를 2월 중순쯤 국내 관련 IT업체들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ISP컨설팅은 AT커니-EY한영 컨소시엄이 6개월간 수행했다.
컨설팅 결과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전산시스템은 기존의 IBM 메인프레임에서 탈피해 유닉스 환경, 시스템의 안정성을 고려해 C언어를 적용할 것이 유력하다. 이미 국민은행측은 오픈플랫폼 전환, 비대면채널 강화, 빅데이터 강화 등을 핵심 키워드로 차세대 IT인프라의 지향점을 설정해 놓고 있다.
국민은행이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개발 기간은 30개월이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2020년2월 설연휴를 이용해 공식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제안서를 보내기 앞서 전산장비에 대한 별도의 테스트 일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시장에 객관적으로 충분히 검증이 가능한 실제운영 사례가 있기 때문에 별도로 테스트를 추진할만한 실익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구축 비용은 3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되지만 전산시스템 전환의 폭, 개발 요건, 개발기간 등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SK(주) C&C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금액은 2120억원(부가세 포함)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10년2월에 개통한 현 시스템의 경우, 24개월 개발기간에 약 26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그룹의 여신전문계열사인 KB캐피탈의 경우, 이미 지난 13일 차세대시스템 사업자 선정 일정 공고를 냈다. KB캐피탈은 입찰자격으로 금융기관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또는 100억원 이상의 금융기관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의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제시했다.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경합이 예상된다. 제안서 마감은 오는 30일까지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요 캐피탈업체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비용은 150억~200억원 수준인데, KB캐피탈도 이 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KB캐피탈은 프로젝트 일정을 관리할 PMO사업자 선정작업도 동시에 착수했다.
KB국민카드도 포스트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앞서 지난 8월부터 진행한 ISP컨설팅과 PI(프로세스)혁신 컨설팅을 마무리한 단계다. 이 컨설팅은 AT커니-삼정KPMG 컨소시엄이 수행했다. KB국민카드는 구체적인 프로젝트 발주 시기가 제시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내년 1분기중 사업자 선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면 그룹 인사와 프로젝트 개발 인력 수급 관리가 꼽힌다.
KB금융그룹의 2017년 임원인사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시점이기때문에 일정의 미세한 변경은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임원의 변동이 있을 경우, 기존 산출된 컨설팅 결과물에 대한 보고및 검토 과정이 필요하기때문이다. 임원인사로 인해 프로젝트 자체가 백지화되거나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프로젝트 개발인력의 수급의 경우, 많은 투입 인력이 필요한 국민은행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국민은행측은 은행권 차세대시스템 개발 경험이 있는 검증된 인력을 소싱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은행, 교보생명 등 대형 금융회사들의 일정을 고려하면 수급 상황이 예상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