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지금까지 이런 VR은 없었다…노키아 ‘오조’ 직접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 눈을 떠보니 가족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와 여자가 나를 보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병원이었고, 나는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뒤에서는 무거운 표정으로 의사가 서 있었고, 경찰 두 명이 복도를 지나간다. 여자가 전화통화를 하러가자 내 시선도 그쪽으로 옮겨간다. 그러자 사진을 보여주며 기뻐하던 남자의 목소리가 줄어든다.
#. 고립된 방 안에 있다. 눈앞에서 환자복을 입은 한 남자가 베개를 칼로 찢기 시작한다. 솜이 방안에 나뒹굴고, 간호사가 놀란 듯 들어와 상황을 살핀 후 나간다. 이후 한 여자가 목발을 짚고 남자에게 다가오자, 그는 무서워하며 뒤로 몸을 숨긴다. 여자는 목발을 휘두르며 내 앞으로 쉼 없이 다가온다.
이것은 가상현실(VR) 기기로 체험한 영상의 일부로, 노키아가 선보인 전문가용 360도 VR카메라 ‘오조(OZO)’로 촬영한 콘텐츠다. 각각 8개의 카메라 렌즈와 마이크가 장착된 오조는 360도의 모든 영상과 음성을 담기에 용이하다. 기존 VR 카메라 8대와 음향기기 8개가 해내던 일을 오조 한 대로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만큼 이용자는 VR 기기를 통해 앞, 뒤, 위, 아래 등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모두 볼 수 있다. 마치 현실처럼 시선이 닿는 곳에 더 크게 음성이 들리고 반대쪽 소리는 줄어들게 된다. VR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헤드폰과 VR 기기를 쓰고 직접 체험했던 영상은 공포물이었는데, 10분 이상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실감나는 공포에 휩싸였다.
오조는 동그란 구 형태의 VR 카메라로, 무게는 4.2kg이다. 자체 쿨링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촬영된 영상은 PC 등에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로 중계하거나 편집을 거쳐 완성시킬 수 있다. 8개의 렌즈에 담긴 영상을 각각 보여주거나 합쳐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렌즈 간 경계를 다듬는 스티칭 작업도 수행 가능하다.
노키아 측은 현존하는 VR 카메라 중 오조가 단연 최고라고 치켜 올렸다. 경쟁자라 불릴 수 있는 제품조차 없다는 것이다.
노키아에 따르면 디즈니도 오조를 선택했다. 기존과 다른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키아와 오조를 활용한 VR 영상 제작 관련 협업을 체결했다. 디즈니 소속의 마블, 루카스필름 등도 오조를 이용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오조는 영화뿐 아니라 스포츠 행사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로 2016’에서 오조를 사용한 촬영을 진행한 바 있다. 또, 2018년 개최 예정인 평창동계올림픽이 5G를 테마로 하고 있는 만큼 오조를 활용한 VR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조가 실시간 라이브 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은 스포츠 행사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요소다. 촬영 영상은 ‘오조 라이브’ 소프트웨어를 거쳐 1분 내에 유투브, 모바일 등에서 실시간 중계 가능하다. 서버와 소프트웨어 성능이 최적화돼 있을 경우 촬영부터 방송까지 10초 내로 지연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VR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는 사무실 영상을 VR기기로 실시간 볼 수 있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노키아와 평창동계올림픽 5G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5G를 극대화해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는 단연 VR이기 때문에 오조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적극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이통사와 노키아는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키아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현재 오조 가격은 4만5000달러며, 옵션을 추가할 때마가 비용은 늘어난다. 노키아는 오조의 국내 출시를 위해 전파인증을 신청한 상태다. 연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커스 랜싱거 노키아 오조 기술담당 매니저는 “오조를 이용하면 스포츠 행사를 마치 집에서 보는 것처럼 다른 나라에 있더라도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옆 사람의 리액션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360도 VR카메라”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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