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MS가 지난 1년 동안 ‘오픈소스’를 사랑한 증거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고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바로 ‘오픈소스에 대한 태도’다. 전임자였던 스티브 발머 CEO가 ‘리눅스는 암’이라고 비판한 것과 대조적으로 나델라 CEO는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리눅스 뿐만이 아니다. 하둡, 스파크 등 빅데이터 분야 오픈소스 역시 최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30일 한국MS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 회사 오픈소스 전략 총괄 최주열 이사<사진>는 “작년에는 ‘MS는 오픈소스를 사랑한다’라는 옷을 입고 다녔는데, 올해는 뒷면에 ‘우분투’라는 단어가 박힌 옷을 입고 회사를 돌아다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며 “이같이 오픈소스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이면에는 약 19조원으로 추정되는 오픈소스 시장 규모를 MS가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윈도’를 넘어 ‘오픈소스’라는 그릇으로 들어가야 MS가 사활을 건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 오픈소스에 대한 MS의 태도변화는 지난 1년 간 유난히 두드려졌다.

제품 축면에서 SQL 서버가 리눅스 운영체제(OS)에서 동작하게 됐으며, 현재 애저에서 돌아가는 가상머신(VM) 3개 중에 하나는 리눅스 OS다. 지난해만 해도 애저에서 돌아가는 VM의 25%가 리눅스였는데, 1년 사이 5%가 높아진 셈이다. 또 애저 마켓플레이스의 60%는 리눅스 또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올 3월 대표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이클립스 재단 가입에 이어 최근 리눅스 재단의 플래티넘 멤버로도 가입했다. 소프트웨어(SW)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측면에서도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에 참여해 애저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서버 디자인 플랫폼을 공개했다. MS 엔지니어가 그동안 깃허브에 커밋한 오픈소스 코드 라인만 6억줄에 달한다.

최 이사는 “이러한 것만 봐도 MS가 오픈소스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채택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단순히 오픈소스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MS 자체가 오픈 기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MS 애저를 채택하는 고객들 중 많은 수가 업무시스템을 위해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일본 도쿄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현대자동차 미국법인과 국내 편의점 운영업체, 게임사 등도 애저에서 오픈소스를 사용 중이다.

가루다 항공은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운영되던 승객관리업무 및 항공업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하기 위해 PHP, 마이SQL, 센트OS 등 100% 오픈소스 환경에서 운영되는 시스템을 애저로 이전했다. 시스템 구조 변경 없이 애저 클라우드로 옮기는데 불과 6주가 소요됐으며, 발권 시스템의 즉각적인 확장에 따라 매출이 200%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기존에 사용하던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를 MS 클라우드(애저)로 이전해 텔레매틱스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했다. 국내 대표 편의점 브랜드는 애저 기반의 분석 플랫폼 구축 및 분석 쿼리 개발, 시각화를 위해 오픈소스를 채택했다.

일단위로 250만건의 판매 로그가 저장되고 있는 이 기업은 최근 6개월 간의 데이터 4억5000만건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했다. MS 애저에서 데이터 추출·변환·적재(ETL)을 위해 파이썬, 쉘을 이용했고, 분석 및 시각화를 위해 아파치 타조, 제플린 등의 오픈소스를 활용했다. 기존에는 오라클 엑사데이타를 사용 중이었다. 그 결과 1년치의 데이터를 최대 10분 이내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이 팔리는 편의점 물품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매대 구조까지 바꿔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최 이사는 “오픈소스 SW 생태계를 위해 현재 IaaS(엔터프라이즈 리눅스 클라우드 인프라)부터 개발 및 테스트 환경. 오픈소스 빅데이터 인프라, 슈퍼컴퓨팅, 자바플랫폼, 웹 및 프론트엔드와 같은 6가지 핵심 워크로드를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며 “조만간 최신 엔비디아 GPU를 적용한 클러스터도 애저에서 최초로 구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국내에선 인프라, 데이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오픈소스 파트너 네트워크의 개발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현재 한국MS 오픈소스 파트너는 딥러닝과 리눅스, 클라우드 전환, 개발, 인프라 영역에서 총 7개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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