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말고, 물리서버 줘!”…넷마블게임즈의 ‘오픈스택’ 역경기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픈스택 구축이 끝이 아니라, 그 이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창재 넷마블게임즈 클라우드 기술팀장의 말이다. 단순히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 등 내부 구성원에게 이를 어떻게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넷마블게임즈는 이미 4년째 오픈소스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SW)인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2012년 ‘클라우드 스택’으로 1세대 ‘넷마블 클라우드’를 구축했지만, 2013년부터 ‘그리즐리’ 버전을 통해 오픈스택의 길로 들어섰다. 이는 지난해 12월 구축한 오픈스택 ‘리버티’ 버전 기반의 5세대 ‘넷마블 클라우드’까지 이어졌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클라우드 기술팀은 내부 고객들에게 “클라우드는 불안하다니깐! 이럴줄 알았어. 클라우드 못 써, 물리서버 줘!”라는 구박(?)을 숱하게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4년 간 개발사, 엔지니어, 사업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한 덕분에 최근에는 종종 칭찬도 듣는다.
지난 6일 델 EMC와 프리미어 파트너사인 엠토스솔루션이 공동 주최한 ‘고객이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클라우드 세상’ 세미나에서 넷마블게임즈는 자사의 오픈스택 클라우드 구축 및 운영사례를 공유했다. 넷마블이 외부에 이같은 내용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2위 게임업체이자 모바일 게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1조729억원, 올 상반기에만 678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는 넷마블이지만 지난 2010년 경 서든어택 서비스권을 넥슨한테 빼앗기는 등 경영악화가 심해지고,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빠른 IT지원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생존 전략으로 오픈스택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게 됐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현재 넷마블은 서비스 운영에 약 7000개 가상머신(VM), 개발·테스트를 위해 1000개의 VM을 돌리고 있다. 하바나와 킬로, 리버티 등 여러 버전을 사용 중이다. 빠르게 소멸, 생성되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을 고려해 게임별 구분을 통한 3개의 팜을 운영한다. 리버티 버전의 오픈스택 인프라는 운영체제(OS)는 우분투 16.04, 센트OS 7.2, 서버는 델의 R730, 스토리지는 올플래시 제품인 익스트림IO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고성능 서비스를 위해 일부 레거시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 제공하는 게임 중 레이턴시가 중요한 실시간 게임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한다.
또한 모니터링 및 자동화 솔루션은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이 팀장은 “자빅스와 체프 등의 툴을 사용했었는데 종속을 방지하고 내부 고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NOS(넷마블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현재 차세대 버전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오픈스택을 구축하고 오픈했을 때 끝인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었다”며 “사용하기 어렵다는 반응부터 VM 접근이 안 된다, 계정 및 권한 이슈 등 다양한 문제가 터졌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원인불명의 이유로 수시간 이상 장애가 났던 적도 있었는데, 당시엔 내부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반대가 극심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내부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듣고 해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사용자들에게 클라우드 안정성에 대해 설득하기도 어렵지만, 신뢰를 지키고, 만족시키기 위해선 계속 발전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픈스택 구축 이후, 업무 자체가 줄진 않았지만 OS 설치 등 반복적인 업무가 줄면서 내부 역량 개발이 가능해졌고, 기존 레거시 인프라에서 1~2주 걸리던 것이 과장을 좀 더 보태서 4~6시간 정도로 줄었다”고 클라우드 도입 성과를 밝혔다. 물론 여전히 하드웨어 장애에 대비한 고가용성 유지 등 남은 숙제는 있다.
현재 넷마블이 추구하는 방향은 오픈스택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자동화와 SDx, 오케스트레이션 등의 구성요소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편 현재 넷마블의 IT인프라는 데이터센터팀, NOS 개발팀, 클라우드팀 등 3개 팀으로 나눠져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팀장은 “오픈스택을 구축하는 것은 연구하고 공부해서 하면 되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어떻게 쓰게 할 것인지,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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