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7주년 기획] 진화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무엇이 달라졌나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CT 장비와 UPS, 항온항습기 등의 기반시설을 건물·공간에 중앙 집중식으로 집적시켜 IT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통합 관리 및 운영하는 시설을 ‘데이터센터(IDC)’라고 지칭한다.
각 기업이 개별 전산실에서 운영하던 장비를 IDC의 상면이나 네트워크를 빌려 사용하는 개념이어서 쉽게는 ‘서버 호텔’이라고도 불린다. IDC는 365일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공간이다. IDC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 은행 거래나 온라인 쇼핑, 카카오톡과 같이 우리가 늘 사용하던 서비스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맞딱뜨린다.
실제 지난 2014년 삼성SDS는 과천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삼성카드 결제 중단, 삼성그룹 관계사 홈페이지 정지 등의 피해가 발생하며 서비스를 재개하는데 며칠이 걸렸다. 특히 데이터센터 복구, 고객사 보상 등을 위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에도 경주 지진의 여파로 카카오톡에 장애가 발생하며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데이터센터의 가용성이 점차 중요해지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터센터 앞에 ‘클라우드’가 붙기 시작하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정의하자면, 기존 데이터센터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연성, 고밀도, 관리 최적화라는 특징을 갖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에 최적화된 형태를 뜻한다.
흔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구조와 설비를 갖고 있으며,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신속하게 IT자원을 확장할 수 있다. 또한 보통 랙당 10~15kW 이상의 고밀도 환경과 IT 및 시설운영 전반에 걸친 통합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명확하기 나누기는 힘들지만, 최근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신기술 적용 등을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실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2%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의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지난 2013년 1250억달러 규모였지만 2018년이면 200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가트너는 전망하고 있다. 히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와 같은 신성장산업이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동되면서 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태지역의 경우, 북미나 유럽·중동·아프리카에 비해 데이터센터 자체 비중은 작지만, 성장률은 가장 빨라(17%) 오는 2020년 2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발생시키고 데이터센터 간 전송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전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은 8.6제타바이트(ZB)로 지금보다 약 3배 증가, 이 중 76%가 클라우드 트래픽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확장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약 5000억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짓는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용도다. MS도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를 런칭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면 대부분의 자사 소프트웨어(SW)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다.
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지난 2010년 9828억원 규모에서 2015년에는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약 3.4%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의 모바일 기기 보급률, 클라우드 발전법 시행, 빅데이터 활용 증가 등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 수요로 인해 미래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기준 국내 약 124개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소규모 전산실은 약 10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 124개 데이터센터의 연간 총 적산전력 사용량은 약 26.5억kWh로 2013년 기준 연간 산업용 전력 소비량인 2600억kWh의 1%, 2014년 기준 국내 원전 1기 전력생산량의 약 40%에 해당한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기존에 소규모로 운영되던 전산실을 통합해 운영하는 만큼, 오히려 개별적으로 소비하던 것에 비해선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이 IDC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약 124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지수(PUE) 평균은 2.66이다.
국내 데이터센터가 받는 오해(?) 중 하나가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사실 현재 데이터센터는 일반용 전기를 사용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 지난 2014년까지 지식서비스산업 전기요금 특례제도가 적용되면서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의 경우 3%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 폐지된 바 있다. 2015년 12월 국가정보화 기본법령 개정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하나의 산업으로 분류되면서, 향후 산업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에 따르면,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지원 규모 및 방식을 포함한 시행령이 11월 경 추가 발표될 예정이다.
어찌됐든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역시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를 도입하거나 18~24℃를 유지하던 내부 온도를 30℃까지 높이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내용이지만,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북극 인접지역의 차가운 외기를 활용해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스웨덴 룰레오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바 있으며, MS는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 해저에서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나틱(Natick)을 최근 완료했다.
바다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되면 조류를 이용한 전력 변환이 용이하고, 애저의 낮은 온도가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연 냉각시켜주는 원리다. 이를 위해 MS는 강철 실린더로 만들어진 포드(Pod)에 서버랙을 담아 해저에 두고 약 3개월 간 운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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