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검색 사업자인 네이버가 때아닌 전자상거래 시장 1위 논란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발단은 최근 한 증권가 리포트때문이다. 이 증권가 리포트는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20%에 육박하며 G마켓, 11번가, 옥션, 쿠팡 등의 전자상거래 업체를 누르고 업계 1위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
해당 리포트는 2분기 네이버 쇼핑 매출을 800여 억 원으로 추산했을 때,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월 5조원 내외)과 네이버 쇼핑 수수료율(2% 내외)을 바탕으로 역산한 점유율(18%)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선 '오픈마켓으로 흘러간 거래액까지 네이버의 점유율에 포함 시켜야 하는가'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네이버 쇼핑'은 검색을 통해 수많은 쇼핑몰과 사용자들을 연결하는 중개 서비스 역할이다. 즉, 사용자들은 네이버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확인한 후, 원하는 쇼핑몰로 직접 이동해 구매를 진행한다.
따라서 여기에서 일어난 결제를 각 쇼핑몰이 아닌 네이버의 거래액으로 잡는 결과가 된다. 즉 '네이버 쇼핑의 특성을 모르고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가지고 분석하면서 생긴 오류라는 얘기다. 네이버 검색에서 이어져 수많은 쇼핑몰들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당연히 실제 결제가 일어난 해당 쇼핑몰의 거래액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방식의 시장 점유율 추산에는 오픈마켓에서 발생하는 전체 거래액과 네이버에서 오픈마켓으로 이어지는 거래액이 중복 집계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한편 증권 리포트에서 제시된 수치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네이버 쇼핑 매출은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쇼핑몰 수수료 외에도 네이버페이 수수료와 DA 광고 등 각종 쇼핑 광고 매출이 포함된 수치다. 따라서 쇼핑몰 입점 수수료 외의 매출도 함께 포함된 수치에 단순히 수수료율을 곱해서 나온 거래액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추산하는 방식 또한 과도하게 측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네이버는 이러한 리포트로 곤혹스러하고 있다. 최근 자사의 쇼핑몰 정책과 정반대의 상황으로 시장에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상생을 이유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오픈마켓 서비스 ‘샵N’을 정리하고, 무료 상품 등록 플랫폼인 스토어팜을 선보이는 등 사용자들을 위한 상품 DB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협업 모델을 가져가는 네이버의 입장에선 이처럼 경쟁 구도를 비춰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실제로도 국내 전자상거래업계에서는 G마켓과 옥션을 가진 이베이코리아가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20% 가량의 점유율로 업계 1위로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네이버는 검색 사업자로서 사용자들이 찾고자 하는 정보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쇼핑몰들의 상품 정보를 모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하고 있다”며, “온라인 상의 수많은 쇼핑몰들과 경쟁 관계가 아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네이버 쇼핑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기업이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1위가 되는 해프닝으로 시장의 혼선을 막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전문적인 조사기관을 통한 정교한 데이터 구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