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UHD 너무 앞서나가나…나홀로 갈라파고스 우려도
- 표준기술 도입·안테나 내장 등 놓고 생태계서 마찰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내년 2월 초고화질(UHD) 지상파 방송을 앞두고 방송표준 및 콘텐츠 암호화, 안테나 내장 수상기 보급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기술표준은 미국식, 암호화 기술 도입 등은 일단 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 및 일부 유료방송사와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실제 방송 단계에서 여러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표준총회를 개최해 ‘지상파 UHDTV 방송 송수신 정합표준’을 채택했다. 이 표준은 미국식(ATSC 3.0) 표준안을 기반으로 방송사, 가전사, ETRI 등 산학연 합의를 통해 작성됐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세계 첫 지상파UHD 방송 송출을 위한 기술적 기반이 마련됐다. 또한 TTA는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한 유료방송, 가전사가 반대해온 지상파TV 암호화 기술도 표준으로 채택했다.
IPTV 3사는 유료방송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통해 콘텐츠 암호화 기술 도입에 동의했다. 가전사들 역시 암호화 기술을 표준으로 도입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단말기에 적용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암호화는 유료방송사들이 수신제한시스템(CAS)을 활용, 가입자를 구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에 적용한다. 무료보편적 서비스 제공자인 지상파가 굳이 암호화를 도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지상파가 UHD 콘텐츠 유료화에 나서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지상파 HD방송 및 UHD 실험방송의 경우 시청자가 안테나로 전파를 직접 수신하면 시청이 가능하지만, 암호화 시 별도의 셋톱박스나 암호해제가 가능한 튜너를 장착한 TV 수상기만 시청이 가능하게 된다. 기존에 판매된 UHDTV와 호환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으로는 UHD방송 직접 수신이 불가능하게 된다. 무역분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가전사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한국 시장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불법 녹화를 통한 상업적 이용을 막기 위해서는 콘텐츠 암호화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암호화 해제 시스템은 별도의 하드웨어 장치가 아니라 매우 작은 용량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아무런 추가 조치가 필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TV 수상기 제조단가 상승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가 함께 부담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TV 수상기에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 탑재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무료보편적 서비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상기에 안테나를 탑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0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시청자 중심의 지상파 UHD 방송 수신환경 조성’ 토론회에서 지상파 방송 3사는 지상파UHD 방송 안착을 위해서는 TV 수상기 내 안테나를 탑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는 기술적 난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안테나 탑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지상파 방송사 요구를 수용해 만들 경우 수출용과는 별도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디지털 전환 이후 안테나를 내장한 수상기는 만들지 않았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지상파 수신을 위한 안테나 내장을 요구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UHD 방송표준방식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4일 15시 양재 더K호텔서 개최한다. 이번 공청회는 협의회 주최로 진행되는 행사로, 유럽식(DVB-T2) 기반 표준과 미국식(ATSC 3.0) 기반 표준에 대한 협의회 비교검토 결과 발표 및 패널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번 공청회에 제기된 의견을 검토·반영 적합한 방송표준방식(안)을 협의회에서 건의하면, 행정예고(7월중) 등 관련 고시 개정 절차를 거쳐 국내 방송표준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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