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골든타임(golden time). 사건사고 발생 때 인명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발생 직후 소중한 시간을 일컫는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널리 알려진 용어다. 탑승객 476명 중 172명만 생존했다. 골든타임엔 관련자는 도주했고 정부는 우왕좌왕했다. 이후 정부가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안방의 세월호’라고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도 마찬가지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2011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미 5년여가 지났다. 그동안 사라진 증거도 증거지만 지금껏 고통을 감내한 피해자가 수백만 확인된 사망자는 239명이다. 국가가 보다 빨리 대처에 나섰다면.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다.
골든타임은 비단 사건사고에만 통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인간사 전체에서 적기에 판단과 행동이 이뤄지지 못해 최선의 결과를 내지 못한 일은 허다하다. 국가적 경제위기에 직면한 조선업 구조조정도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있는 어버이연합 의혹도 곧 돌아올 5·18 광주민주화항쟁 기념식에서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논란도 그동안 낭비한 골든타임의 보복이다.
또 한 번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심사가 그것이다. 인가가 나려면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쳐야 한다. 아직 공정위 심사 중이다. 정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새 벌써 5개월여가 흘렀다.
국내외 통신방송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경쟁은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필수다. 인가냐 불허냐 판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추진하고 있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게도, 반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 지상파방송사에게도 그렇다. 골든타임을 놓쳐 제2의 조선업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