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VOD…욕심낼만 하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이 정체된 방송시장에서 거침없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5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VOD 5674억원으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 또한 전체 유료방송 수신료 매출에서 VOD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1.4%로 전년보다 3.7%포인트 확대됐다.
VOD 서비스는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가능해졌다. 태생부터 디지털인 IPTV가 시장을 열고 케이블TV가 가세하며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료방송 1위인 KT의 2014년 VOD 매출은 2089억원으로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종합유선방송(SO)의 VOD 매출액도 1702억원으로 전년대비 21.6% 늘어났다.
◆유료방송 앞다퉈 경쟁력 강화=방송사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와 수신료 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에 VOD가 큰 인기를 끌며 유료방송 모두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큐레이션 등 이용자 시청환경 및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KT는 올레tv에서 맞춤형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KT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VOD를 먼저 접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말 큐레이션TV를 출시했다. 단순히 카테고리 분류 수준이 아니라 무한도전과 같은 특정 프로그램의 전용 채널들을 만들어 고객들이 보다 쉽게 VOD를 시청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SK브로드밴드 역시 VOD에 집중하고 있다. 유선 IPTV 뿐 아니라 올해 초 출시한 모바일IPTV '옥수수'를 통해서도 VOD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는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이어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다양한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HCN도 최근 사용자 시청환경을 전면 개편하는 등 VOD 탐색의 직관성을 높였다.
◆뜨는 시장 잡아라…지상파 VOD에 눈독=지상파 방송사들도 VOD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광고시장 축소에 따른 손실을 VOD에서 메우려는 모습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VOD가 인기를 끌자 지난해 인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무한도전 등 인기 프로그램 VOD는 단편에 1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지상파는 VOD에 붙는 광고에 대한 일정 수익도 가져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유료방송사들과 콘텐츠 대가 협상에서도 VOD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본방송 이후 3주가 지난 VOD의 경우 유료방송사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자는 무료로 시청하지만 유료방송사들은 연간 단위로 지상파에 VOD 콘텐츠 대가를 지불해왔다.
지난해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3주 지난 무료 VOD의 2015년 대가를 전년대비 15% 인상하기로 했으며 이후에는 가입자당 93원을 받기로 했다. 다만, 최근 실시간 방송 콘텐츠 대가와 연동해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상파는 VOD와 실시간 방송을 합쳐 가입자당 400원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VOD가 줄어드는 광고시장의 대안역할을 하고 있다.
◆인기 드라마 본방사수?…몰아보기 행태 확산=지상파 방송사들이 VOD 대가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당분간 VOD 매출 및 광고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인기 드라마는 무조건 '본방사수'가 정답이었지만 지금은 한꺼번에 몰아보는 시청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VOD 시장 전망은 당분간 ‘맑음’이다.
지난해 에릭슨 컨슈머 랩(Ericsson ConsumerLab)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실시간TV를 시청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의 시청자 절반 가량이 하루에 적어도 한번 VOD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요 20개 국가를 대상으로 '몰아보기' 시청방식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 한 번도 '몰아보기'를 해보지 않은 응답자 비율은 5%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될만큼 몰아보기 시청행태는 보편적 시청행태로 자리잡고 있다.
KISDI는 "방송시장 전체 생태계를 고려하면 VOD가 보완적 역할을 함으로써 방송시장 전체 수익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VOD 및 온라인 서비스를 활용해 시청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게 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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