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중금리대출시장’ … “빅데이터 경쟁력에서 승부”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중금리 대출’ 상품을 놓고 금융권의 경쟁이 점점 불붙는 모양새다. 연리 5~10% 초반의 중금리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각 금융업종에서 관련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점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중금리대출 시장이 훨씬 빨리 열리고 있는 형국이다.
중금리대출 시장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이제 자연스럽게 빅데이터(Big Data)로 관심사가 옮겨지고 있다. 중금리대출 상품은 기존보다 리스크(Risk)가 큰 고객을 대상으로하는 신용대출인 만큼 리스크관리가 중요하고, 그 리스크 데이터의 원천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추출한다. 빅데이터 기법을 이용해 금융회사는 고객의 신용도를 측정하고 그에 맞는 대출 이율을 결정하게 된다.
만약 금융회사가 중금리대출 부문에서 이러한 리스크를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하면 엄격한 BIS(국제자기자본)비율 하락 등 따라 대외신인도의 하락과 동시에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시장에서 버티지 못한다. 다만 아직 중금리대출이 초기 시장인만큼 이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은 아직 정제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준다. 중금리 대출에 필요한 자료를 추출하는 차원에서 빅데이터의 범위에 대한 견해는 금융업종별로 다양하다.
◆쿠콘, (주)핀테크, 기웅정보통신 등 빅데이터 솔루션 경쟁= 현재 국내 중금리대출시장을 위한 빅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선 웹케시 계열의 자회사인 (주)쿠콘, 또 핑거의 자회사인 (주)핀테크가 관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쿠콘(대표 김종현)은 최근 BNK부산은행의 모바일은행 서비스인 ‘썸뱅크(SUM BANK)’에 자사의 '스마트 스크래핑' 솔루션이 제공해 주목을 끌었다. 부산은행은 썸뱅크를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적용된 ‘스마트 스크래핑’ 은 다양한 모바일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기술로, 지난 2000년대 초반 인터넷뱅킹상에서 통합 계좌관리를 구현했던 계좌 스크래핑 기술과 개념이 같다.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신용정보의 확장은 기존 CB(크레딧뷰로)정보외에 개인의 납부하는 각종 보험, 연금, 공과금 등의 연체 데이터를 추가해 개인의 신용등급 테이블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인데, 이러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의 고도화는 금융회사 고유의 선택이다.
쿠콘측은 ‘스마트 스크래핑’은 기존의 보안모듈에 대한 이슈를 최소화해 필요한 데이터만 자동으로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 윈도환경에만 국한되었던 스크래핑 기술을 개선하고 모듈의 사이즈를 최소화하여 다양한 모바일 OS에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핑거는 자회사인 (주)핀테크를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을 위한 빅데이트 플랫폼을 구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은 최저 4%대에서 최고 10% 초중반대의 중금리대출인 '한화 스마트 신용대출'을 출시했는데 여기에 (주)핀테크의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했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2월 (주)핀테크와 전략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금리 대출상품에 적용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핀테크의 경우,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가 차등 설정되는데, 이를 평가하기위한 신용 데이터의 범위가 매우 넓다.
개인의 평판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게 핵심이다. 핑거의 박민수 대표는 “개인의 성실성, 주변의 평판을 분석함으로써 더 디테일한 등급을 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하다면 개인의 사전 동의하에 SNS 데이터도 분석된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횟수도 평판 분석 데이터로 활용된다. 물론 이렇게 취합된 정보는 비식별화되기때문에 보안 문제는 없다.
한화생명은 직장인의 경우 일반 법인기업, 군인, 공무원, 교직원 등으로 직장가입 국민건강보험료 12개월 이상 납부한 급여소득자로 소득 및 신용도에 따라 3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최저 4.5%의 금리부터 대출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 핵심은 개인 평판에 대한 기준이다. 고객은 창구 방문, 서류 제출 없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기업자금관리, 통합계좌관리 등 e금융 솔루션 분야의 전문업체인 기웅정보통신(www.kwic.co.kr)도 쿠콘, 핀테크 등과 이 분야에서 경쟁을 펼칠 유력 회사로 손꼽힌다. 2000년대 초반, 설립된 기웅정보통신은 올해 초 금융통합솔루션인 ‘스마트 한큐(Smart hanQ)’를 출시해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 한큐’서비스 역시 이 회사의 차별화된 모바일 스크래핑 기술이 핵심이다. 모든 은행, 카드 등 잔액과 거래 내역, 청구 내역 등이 실시간으로 조회가 가능하다.
기웅정보통신은 이같은 모바일 스크래핑 기술에 기반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권을 두드리고 있다.
◆중금리대출 빅데이터, 다양한 견해차 = 한편으론 중금리대출시장엔 나서지만 개인신용등급 산출을 위한 빅데이터의 확장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다. 이러한 견해차는 금융업종별로 차이가 난다.
KB국민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금리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상품인 '생활든든론'을 지난 29일 공식 출시했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7.5% ~ 14.91% 로 설정됐다. 상환방식은 원금균등분할상환이며 취급수수료 및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
다만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서비스에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SNS 등의 비정형 정보까지 활용할 필요성은 아직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빅데이터에 대한 효용성에 대해서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업종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관련하여 신용카드사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신용등급 산출에 있어 매우 신뢰할만한 카드 결제및 연체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이 데이터만 활용해도 중금리대출에 필요한 개인신용등급은 산출할 수 있다는고 판단하고 있다.
◆ 빅데이터로 취합되는 개인정보, 익명화(비식별화)도 중요 =개인신용등급 산출 등을 위한 빅데이터의 활성화는 그에 따른 보안정책의 강화를 수반한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보안원과 한국신용정보원이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빅식별화의 강화' 등 금융 빅데이터 활성화에 필요한 법제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한국신용정보원은 신용정보법령 개정하고, 1단계로 통계청 표준산업분류표 체계 등을 참고해 보유한 정보를 분석에 적합한 데이터 구조로 정리해 올해 상반기중으로 발표하고, 2단계는 금융회사, 전자금융업자인 핀테크업체 등이 보유한 정보를 신용정보원이 결합, 분석해 통계결과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익명화된 정보 활용이 가능하도록 금융위원회는 조속히 신용정보법령상 근거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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