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커지는 금융 로봇… 금융권 ‘뜨거운 감자’ 되나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요금 국내 금융권의 관심은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에 쏠려있다. 은행의 IT부서 뿐만 아니라 미래금융부서, 점포전략 부서 관계자들도 로보 어드바이저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의 이같은 관심은 핀테크에 쏟아지는 관심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이 기술이 금융자문과 같은 고급업무를 하는 기존 텔러의 역할까지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체 불가능하고 생각했던 영역이기 때문에 금융 로봇의 확장은 금융산업의 고용문제와도 민감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말 그대로, 로봇이 온라인상으로 고객이 자신의 투자조건을 입력하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고객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로보 어드바이저의 도입은 기능면에서보자면 ATM(금융자동입출금기)이 입출금업무, 공과금 수납등 비교적 단순업무를 대체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도 이미 로보 어드바이저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국내 금융권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단계다. 최근 쿼터백 투자자문은 KB국민은행과 투자자문 계약을 맺고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회사측은 이 신탁상품이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으로 쿼터백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 개 이상의 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시장 상황별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함으로써 안정적인 성과관리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대통령 2차업무보고를 통해 '로보 어드바이저'의 활성화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의 정책 추진과제를 담아 주목을 끌었다. 내용은 예상보다 파격적이다.
먼저, 금융위는 현행 오프라인을 전제로 하는 금융 자문업 규제로 인해 진정한 의미의 로보 어드바이저의 출현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일단 대면계약 체결을 의무화했던 기존의 자문업 규정을 고쳐 앞으로는 비대면 자문계약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로보 어드바이저만으로도 법적으로 유효한 온라인 금융 자문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금융위는 이같은 방식으로 온라인 자문계약을 허용하는데 따른 미비점을 보완하기위해 계약의 주요내용 이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보완장치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관련하여 금융위는 전자적 방식의 교부와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직접입력 등을 예로 들었다.
◆로보 어드바이저의 법적 지위? = 또한 금융위는 로보 어드바이저와 운용과 관련, 유효성, 적합성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전문인력을 대체해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로보 어드바이저'를 사람(인력)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등록단계에서 전산설비의 적정성을 점검하겠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로보 어드바이저를 사람을 간주하는 것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로봇이 사람으로 간주되면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
즉, 이는 차후에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발생했을 경우를 말한다. 로보 어드바이저로 금융자문을 받은 금융소비자가 손실이 발생해 소송을 제기하면 그 법적 책임을 로보 어드바이저에게 물을 수 있느냐의 여부가 중요해진다.
상식적으로 보면, 로보 어드바이저 프로그램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 판정이 내려질 경우 그 책임을 금융회사가 지는 것이 타당할 것 같지만 전산 프로그램의 설계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한 기술 공급자에게 구상할 수 있을 것인지 등 따지고 들어가면 내용은 복잡해 질 수 있다.
이와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로보 어드바이저를 사람으로 간주하겠다고 못박은 것은 아니고 저비용 고품질의 금융자문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해야할 점이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부는 금융상품이 복잡화, 다양화되고, 고령화사회가 넘어감에 따라 연금 등 장기상품이 증가하는 등 금융상품 자문수요가 크게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이번 로보 어드바이저의 활성화 추진 배경을 밝혔다.
금융위는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온라인 기반의 편리한 접근성과 낮은 자문료를 바탕으로 로보 어드바이저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상위 11개 로보 어드바이저 전문 자문사의 관리 자산은 전년대비 65.2% 증가한 190억 달러 수준이고, 2015년 상반기 200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에는 대략 23배 규모로 성장한 4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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