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중국에 치이고…ICT 강국 위상 ‘흔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ICT 산업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국내외 경기침체 장기화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ICT 산업의 부상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ICT 코리아 위상 저하는 여러 수치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적은 미래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얼마 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실시한 ICT 기업경기조사결과 1월 전망은 88로 전월에 비해 1p 하락했다. BSI(Business Survey Index)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업체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12월 각각 90, 89를 기록하며 연말 반짝 소비증가로 회복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불투명한 미래는 대부분 외부요인에 기인한다.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둔화에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ICT 기업들은 점차 국내 기업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도 부정적 전망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표한 '한국 ICT 산업 동향 및 추세 분석' 보고서도 부정적 전망 일색이다.
ICT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정보통신산업 총생산(GDP)은 2014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하락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반등했지만 전년동기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파악돼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ICT 기업의 부상도 악재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핵심수익원인 모바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드론, 무인자동차, 기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새로운 수익원으로 평가되는 ICT 응용기기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서도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보니 투자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최근 ICT 설비투자 증가율을 보면 2014년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TV 등 주력제품에 대한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차세대 ICT 제품시장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수출 증가율도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감소폭이 더 커지며 장기적인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1월 ICT 수출은1598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841.6억달러로 5.7%가 늘어났다. 그동안 꾸준히 수출증가를 주도했던 휴대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지난해 ICT 수출의 선봉장이었던 휴대폰과 반도체가 예전만큼의 성장을 보이지 못한 이유가 컸다. 휴대폰의 경우 위로는 애플, 밑으로는 중국 업체와 힘든 경쟁을 벌였다. 반도체 역시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강세를 보였지만 중국의 질주에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KISDI는 “우리나라 ICT 산업은 생산, 설비투자, 민간소비, 수출에서 모두 장기적인 감소추세가 보이고 있다”며 “현재의 추세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모바일 기반의 차세대 제품들을 중심으로 전세계 ICT 시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은 장기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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