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오월동주’…오픈소스 전략 확대하는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보를 살펴보면 놀랍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다. 지난 2001년 “리눅스는 암적인 존재”라며 비난했던 MS는 최근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오픈소스 전략을 적극 펼치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오랜 앙숙’이던 레드햇과도 손을 잡았다.
MS가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진영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주열 한국MS OSS(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총괄 이사는 24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MS는 ‘윈도’로 대표되는 커머셜(상용) 진영에서 있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사실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오픈소스를 지원해 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MS는 이미 지난 2003년 말부터 리눅스와 하둡, 최근 떠오르는 컨테이너 기술 도커 등까지 꾸준히 오픈소스 진영에 코드 기여를 해왔다. 특히 리눅스 커널 코어에 2만줄의 코드를 기여했을 정도로 리눅스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MS는 닷넷프레임워크에 이어 비주얼 스튜디오코드까지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다만 MS 내부에 ‘OSS’라는 조직이 생긴 것은 최근이다. 그만큼 오픈소스 확대에 보다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최 이사 역시 지난 7월 국내에 OSS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MS에 합류했다.
최 이사는 “올해 MS가 설립된지 40년, 윈도가 발표된 지는 30년이 됐지만, 현재의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아버지 세대의 MS가 아니다”라며“고객에게 선택의 자유와 X-플랫폼, 보안 등의 가치를 안겨주기 위해선 전혀 다른 분야까지 포괄하는 진정한 의미의 ‘오픈 클라우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MS가 강조하고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이자 서비스인 ‘애저’는 고객의 데이터 전환과 애플리케이션 혁신, 빅데이터를 위해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리눅스 지원이다. 실제 MS에 따르면, 현재 애저에서 22%의 가상머신(VM)이 리눅스 OS에서 운영되고 있다. 즉, 4개 VM 중에 1개는 리눅스에서 돌아간다는 얘기다. 이는 매년 20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MS는 수세와 데비안, 우분투, 센트OS, 오라클 리눅스, 그리고 레드햇까지 다양한 리눅스 OS를 제공 중이다.
특히 최근 레드햇과의 협력을 통해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를 애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레드햇 클라우드폼즈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애저 상의 시스템이나 데이터를 관리할 수도 있게 됐다. 이처럼 물리적인 환경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데이터 이관 및 관리를 이음새 없이 가능하다는 점이 애저의 장점이다.
최 이사는 “애저를 거대한 비빔밥 그릇에 비유한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재료들을 섞는 게 MS OSS팀의 역할”이라며 “공유와 상생의 전략을 통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동반성장하겠다는 것이 MS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MS 개발자 플랫폼 사업부 이건복 이사도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가 현재 MS와 오픈소스의 관계를 가장 적절히 빗댄 말인 것 같다”며 “적대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여도 서로 협력해 클라우드와 같이 새로운 IT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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