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방송통신 이해관계…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해관계에 따라 오늘은 동지가 되지만 내일에는 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SK텔레콤이 다음 달 초 미래창조과학부에 CJ헬로비전 인수인가를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경쟁사들의 강한 반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공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 업계의 입장도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처럼 강하게 반대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통신사로 옮기지만 여전히 케이블TV 사업을 영위하는 데다 사업자 수가 많은 만큼, 유보적인 입장을 굳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통 규제이슈가 발생할 때는 SK텔레콤과 나머지 방송통신 업계간 대립구도가 형성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해서는 공조하고 있다. 지난 17일 열렸던 '방송통신시장 경쟁구조개선방안 토론회'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결합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 주최는 서강대 법과시장경제센터였지만 후원은 KT와 LG유플러스여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때도 최근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과거 KT와 KTF 합병 당시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 유선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될 수 있다며 강한 인가조건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LG 통신3사가 합병을 할 때는 경쟁사의 강력한 반대는 없었다.
방송이나 보조금 경쟁 이슈에서는 같은 편이 없다.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경우 SKT와 LGU+가 한편이었지만 보조금 경쟁의 경우 LGU+가 경쟁사의 십자포화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통신사들이지만 3사가 뭉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상파와 관련된 이슈다. 700MHz 주파수 할당이 대표적 사례다. 지상파방송 할당에 대해 통신3사는 모두 강하게 반대했다.
케이블TV는 IPTV 등장 이후 사사건건 통신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와의 콘텐츠 대가 협상에서는 과거에 비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대 유료방송사인 KT가 무료VOD 협상을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며 SK브로드밴드, LGU+ 및 케이블TV가 또 다시 KT를 비난하는 형국이 됐다. 적에서 동지로 바뀌기도 하지만 IPTV와 케이블TV간 공통분모는 찾기 어려운 모양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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