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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시아 공략 거점으로 한국 선택한 이유는?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글로벌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의 거인 넷플릭스가 아시아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 일본 진출에 이어 내년 초에는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진출할 예정이다.

북미, 유럽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진화된 방식의 차별화된 요금제 출시를 비롯해 아시아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중심으로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시장의 높은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넷플릭스의 차세대 수익원인 4K UHD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용가격, 특화 콘텐츠 수급, 차별화된 요금제 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았다.

넷플릭스가 많은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 이어 한국, 싱가포르, 홍콩 등을 선택한 것은 서비스 필수조건인 인터넷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아카마이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국가의 평균 인터넷속도는 5.1Mbps다. 반면 우리나라는 23.1Mbps, 홍콩 17Mbps, 싱가포르 12.7Mbps 등 내년에 진출을 추진하는 아시아 국가들 모두 상당히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스마트폰, 스마트TV, 게임기 등 디바이스 보급률도 높다.

KT연구소는 “넷플릭스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 기기의 보급률이 높은 것도 이상적인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기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을 수록 넷플리의 성공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도 이들 국가에 대해 “빠른 인터넷 속도와 스마트 기기 대중화로 인해 언제 어디서든지 넷플릭스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속도가 빠르고 높은 디바이스 보급률이 넷플릭스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넷플릭스가 진출 국가마다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진입시장의 요금, 콘텐츠 수급 등 현지맞춤형 전략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불법다운로드 비율이 높은 국가에 진입하는 경우에는 요금인하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네덜란드 시장 진출시에는 토렌트 트래픽 분석으로 ‘프리즌 브레이크’ 등 인기 콘텐츠 리스트를 확보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신규시장 진입시 현지의 미디어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리스크 및 비용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차지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시장의 경우 유료방송 월 이용료가 1~2만원 가량으로 넷플릭스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유료방송사와 넷플릭스간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요금수준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유료방송 요금 수준도 유럽, 미국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여기에 로컬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KT연구소는 “아시아 시장의 유료방송 가격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가격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 유료방송 시장은 VOD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넷플릭스는 월 10달러 미만의 저렴한 요금, 간편한 가입 및 해지, 이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앞세워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60개 이상 국가에서 69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회원수만 4300만명이다.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선두기업이다. 1997년 약 10년간 우편 DVD 사업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회사명칭처럼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는 2007년부터 시작됐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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