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얻은 사명(社名), IT서비스 색깔 드러내기에 고심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그룹 내 사업 조정 및 계열사간 합병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된 IT서비스업체들이 사명(社名)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새로운 회사로 거듭났지만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왔던 IT서비스 영역에 대한 색깔이 회사명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다.
동부CNI에서 (주)동부로 사명이 바뀐 이후 회사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낼지를 두고 고민이다. 동부는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업 부문으로는 IT서비스 외에 무역 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전체 매출 비중을 고려하면 IT사업부문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무역사업의 비중이 26%를 차지하는데 동부라는 이름 자체에서 회사의 사업 성격을 알기는 힘들다.
IT서비스 분야는 IT아웃소싱 및 시스템통합(SI) 서비스, 솔루션유통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무역 사업은 철강, 금속, 광물, 에너지, 곡물, 농산물 등을 수출입 한다.
현재 고육지책으로 (주)동부 IT부문이라는 사명을 쓰고 있지만 외부인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거나 직관적으로 알긴 힘든 사명이라는 지적이다.
SK주식회사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SK(주)와 SK C&C가 합병해 탄생한 SK주식회사는 사업형 지주사로서 거듭났지만 SK(주)와 SK C&C는 사업적으로 구분돼 있는 모양새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전 SK C&C는 SK주식회사 C&C로 SK(주)는 SK주식회사 홀딩스로 내부적인 명칭을 정리한 상태다.
실제로 SK주식회사 홈페이지에서도 SK주식회사 C&C와 SK주식회사 홀딩스의 홈페이지는 따로 링크로 연결돼 있다. 특히 SK주식회사는 SK주식회사 C&C와 SK주식회사 홀딩스, SK주식회사 등 3가지 CI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대외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SK주식회사 C&C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엄밀하게 회사명은 SK주식회사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한국거래소의 IT자회사인 코스콤의 경우 정체성 문제로 사명 변경을 고려하다 현재 유보된 경우다.
1977년 한국증권전산으로 설립된 코스콤은 금융투자업계를 대상으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지난 2005년 외부 사업 확대를 위해 사명을 코스콤(Koscom)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 등 외부사업 확대에 있어 코스콤이라는 사명이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국증권전산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코스콤은 자본시장 IT업체로 인식되지만 최근 핀테크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코스콤이란 회사명이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스콤은 최근 사명변경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한국거래소가 민영화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현재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이 통과되면 한국거래소는 지주회사 아래 코스피, 코스닥, 파생, 코스콤 등의 자회사 형태의 구조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코스피거래소, 코스닥거래소 등으로 계열사 명칭이 바뀔 수 있어 코스콤의 사명변경은 유보된 상황이다.
대기업 그룹의 IT계열사들에 대한 역할 조정이 심화되면서 향후 사명에 대한 고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외부의 견제에 대해 그룹내 계열사 합병, 혹은 사업부문 통합 등이 이뤄지는 기업의 경우 동부와 SK와 같은 고민에 이들도 빠져들게 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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