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Metal)로 발돌린 애플…오픈GL 진영 위기?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그래픽 라이브러리 ‘오픈GL(OpenGL)’ 진영의 핵심 멤버인 애플이 오픈GL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모양새다.
지난해 모바일 운영체제(OS) 아이오에스(iOS)8에 자체 그래픽 라이브러리 ‘메탈(Metal)’을 적용한 것에 이어 맥 OS ‘엘캐피탠(El Capitan, OSX 10.11)’에도 이를 도입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모든 제품의 그래픽 핵심을 ‘메탈’로 가져가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감지된다. 반대로 오픈GL 진영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다이렉트X(DirectX)와 더불어 애플 메탈과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은 30일(현지시각) 차기 맥 OS ‘엘캐피탠’ 배포를 시작했다. 엘캐피탠은 사용자 경험과 성능에 주안점을 둔 제품으로 전작인 요세미티보다 다양한 편의 기능과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엘캐피탠에는 애플의 그래픽 라이브러리 메탈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스스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설계하고 OS를 만드는 애플의 ‘메탈’ 적용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하나의 하드웨어 세트에만 최적화하면 애플의 모든 기기에서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탈은 앱 개발사가 맥, 아이폰 등에 채용된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우레벨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다. 로우레벨 API는 GPU 하드웨어에 직접 접근이 가능한 라이브러리로 GPU과 멀티코어 CPU의 성능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낮은 오버헤드를 갖고 있어 오픈GL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던 병목 현상을 해결했다. 애플은 메탈로 인해 엘캐피텐의 그래픽 렌더링 성능이 전작인 요세미티보다 최대 50% 더 빠를 것이라고 지난 6월 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한 바 있다.
메탈을 밀기 시작하는 애플 때문에 오픈GL을 관리하는 크로노스그룹(Khronos Group)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최근 애플 메탈과 같은 로우레벨 API ‘벌칸(Vulkan)’을 내놨지만 메탈로 인해 확산이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애플은 벌칸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있으나 자사 제품인 메탈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게임·그래픽 시장은 ‘메탈 vs. 다이렉트X vs. 벌칸’ 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다이렉트X와 벌칸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PC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애플은 현재 어도비, 오토데스크, 블리자드, 에픽, 2K 게임즈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협력하며 메탈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메탈은 2012년 후기(late) 이후 출시된 맥에 적용된다. 하드웨어로 본다면 인텔 3세대 코어프로세서(코드명 아이비브릿지)가 탑재된 제품이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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