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정부여당 대표를 비롯해 포털 핵심 관계자, 학계 등이 참석하는 포털 뉴스 편향성과 관련된 토론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판이 엎어졌다. 네이버는 물론 다음카카오가 불참하기로 뜻을 밝히면서 행사 자체를 진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토론회 자체에 비판적인 여론이 적지않았던 것도 포털사들이 불참을 결정하게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다음카카오는 국회의원회관에서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열리는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오늘 토론회는 편향적 패널 구성에 따른 네이버의 불참 결정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다음카카오도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포털 시장의 양대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토론회 참석을 거부하면서 17일 예정되어 있는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아지게 됐다.

처음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시로 마련된 토론회였고 논란의 발단이 됐던 여의도연구원이 만든 보고서(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와 관련된 핵심 관계자인 네이버 유봉석 미디어플랫폼센터장, 다음카카오 이병선 이사, 한국신문협회 허승호 사무총장, 문화체육관광부 노점환 미디어과장, 서울대학교 한규섭 교수, 서강대학교 최형우 교수 등이 참석 요청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진행되기 어려운 토론회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패널 구성을 보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참석했을 경우 추궁당하는 분위기 속에서 토론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이제까지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왔기 때문에 평행선만 달릴 수 있어서다. 여기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국정감사의 성격을 고려하면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앞서 네이버는 네이버 뉴스의 편집에 대한 자문과 검증 활동을 하는 뉴스 편집자문위원회(자문위)를 통해 “해당 보고서가 객관적‧과학적 방법에 의해 작성됐는지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도 “(보고서는)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어떤 기사가 ‘긍정적’, ‘부정적’, ‘중립적’인지 분류 기준이 모호하다. 통계 신뢰도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량의 데이터를 객관적 시스템으로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를 한 목소리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새누리당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편파적인 토론회였고 포털 길들이기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참석할 명분이 떨어졌다”며 “논란을 부추겨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