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aaS 사업자의 고민…“어느 구름에 타볼까”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이를 운영할 인프라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aaS는 기존에 패키지로 제공되던 SW 제품을 월 혹은 연 과금 방식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확산되면서 국내 SW 기업 역시 SaaS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서버나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 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사업자들을 선택해 서비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크고 글로벌 시장까지 염두할 경우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한글과컴퓨터의 클라우드 오피스인‘넷피스24’와 인프라웨어의 ‘폴라리스 오피스’는 AWS, 영림원소프트랩의 전사적자원관리(ERP)는 MS 애저 플랫폼을 통해 SaaS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IaaS를 제공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 역시 이러한 SaaS 사업자를 자사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자사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SaaS 사업자 및 최종 사용자(엔드유저) 늘어날수록 IaaS 역시 덩달아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은 별도의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SaaS 사업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국내 SaaS 사업자들은 여전히 어떠한 인프라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최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산하의 클라우드서비스포럼이 진행한 한 세미나에서도 SaaS 사업자들의 이같은 고민이 공유됐다. 한 SaaS 업체 관계자는 “어떤 플랫폼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괜히 특정 업체에 서비스를 올렸다가 종속성의 문제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별도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KT와 AWS(메가존), MS, 오라클, LG CNS 등 서비스 업체의 클라우드 담당자들은 자사 인프라의 강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KT 김철승 상무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등 스마트 제조사의 마켓플레이스에 게임 등 대부분의 인기 애플리케이션이 동시에 공급되는 것처럼, SaaS 사업자로서는 굳이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하고만 계약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만약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면, 네트워크 밴드위스나 고객 지원 측면에서 KT의 클라우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KT는 오아시스나 비즈메카, 유클라우드 서비스 내의 마켓 플레이스 등을 통해 국내 중소 SW사업자의 서비스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국내 컨설팅 파트너사인 메가존의 기영삼 상무는 “특정 플랫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전개하려는 사업이 어느 지역, 시장을 공략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며 “최근 스타트업을 보면 다양한 국가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AWS의 경우, 2006년부터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시작해온 만큼,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SW업체가 3000여개나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MS 이건복 이사는 “MS는 현재 19개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윈도 뿐만 아니라 리눅스 등 오픈소스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SaaS 사업자들은 단순히 서비스가 되고 안 되고의 문제를 떠나 운영이나 보안상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오라클 고봉수 상무는 “오라클의 클라우드를 이용해 서비스를 하는 것은 오라클의 세일즈(영업) 능력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며 “SaaS 사업자는 고객이자 파트너가 돼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윈-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밖에 LG CNS 양재권 클라우드사업담당은 “SaaS 플랫폼은 한 가상머신(VM) 내에서 여러 고객을 서비스하는 멀티태넌시 구조로, 현재 핵심 기능만 구현하면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따”며 “LG CNS의 경우, 지난 30년간 시스템통합(SI)을 제공해 온 만큼 SW기업이 보다 쉽게 SaaS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각기 다른 버전으로 개발되고 있는 SaaS의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SM시스템의 김성민 대표는 “현재 제각각 개발되고 있는 SaaS 플랫폼의 표준작업도 필요하다”며 “표준 SaaS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 환경에 따라 사용자인터페이스(UI)나 레이아웃, 업무프로세스 등을 알맞게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실제 현재 진행 중인 교육부의 국립대학자원관리시스템의 경우, 39개의 대학 ERP를 SaaS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다”며 “표준화된 SaaS 플랫폼을 통해 개발 모듈의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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