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인터넷전문은행, 위성DMB 실패사례서 배워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핀테크에서 논의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
“비대면확인의 경우 전 금융업권에 허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정확한 시행시기와 비대면인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인지 궁금하다”-대우증권 관계자
지난 16일 금융연구원이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는 업계의 관심을 반영하듯 600여명에 달하는 관계자들이 참석해 호황을 이뤘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사안을 바라보는 관심은 뜨겁지만 관점은 제각각 다른 분위기다. 은행권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일어나게 될 시장 구도 변화에, 증권업계는 지급결제 허용에 따른 수익 창출에, IT업계는 이어지게 될 대규모 IT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패널토의에서 “금융사 입장에서 핀테크가 왜 탄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 은행 입장에선 이것이 상식적인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금융 서비스가 공적 인프라로 인식돼 금융 계좌를 만드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해외의 경우 수표책 활성화와 확실한 캡티브 마켓이 존재하는 탓에 일반적인 은행 말고도 지급결제 틈새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앞선 금융인프라로 인해 ‘틈새시장’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편의성 향상을 무기로 하는 ‘간편결제’가 화두가 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보다 기존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다.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기존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는 도움 될 것이 없다. 국내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정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수는 3~4개 정도 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현재 IT기업은 물론 지자체에 이르기까지 시장 참여를 얘기하고 있어 인허가 과정에서 이러한 과열(?)열기가 어느 정도 정리될 지도 관심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자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 금융사들은 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패널토의 후 이어진 방청객과의 질의에서 금융사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비대면실명인증 시행시기, 인터넷전문은행 IT인프라 관련 가이드라인의 발표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히 이들은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진행하게 됐을 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금융당국이 고려하고 있는지 관심이 많았다.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문제다. 6월에 도입방안에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진행되는지”를 물었다.
다른 관계자도 비대면인증의 정확한 시행 시기. 인터넷전문은행 IT인프라 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등 실무적인 차원에서의 질의가 계속됐다. 여태까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논의가 은산분리, 지배주주 관계 등 거대 담론위주로 흘러갔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궁금증이 많았다.
결국 ‘생존’의 문제에 현업의 관심이 집중돼있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시장 활성화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길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성패는 규제 완화로 인해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더라도 결국 얼마나 오래 해당 산업이 생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지난 2012년 국회 입법조사처는 위성 DMB의 실패요인으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과 수익모델 창출 실패를 꼽은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다. 위성 DMB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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