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갤S6 부품 원가 갤S5·아이폰6보다 20% 이상 높아... 최고사양폰 인증!

한주엽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가 10일부터 한국 등 전 세계 20개국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 판매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 제품의 순수 부품 원가가 전작인 갤럭시S5는 물론, 경쟁 제품인 아이폰6 대비 20% 이상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현존 최고 사양의 부품을 사용했다는 증거로 소비자 입장에선 반길 만한 일이다. 다만 회사 이익률 측면에선 다소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분석 전문업체인 테크인사이트는 9일 발간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32GB 용량 갤럭시S6(모델명 SM920I)의 부품 원가를 275.50달러로 추정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5 대비 27.8%나 높아진 수치다. 경쟁 제품인 아이폰6(16GB, 228.08달러)와 비교해도 20.7% 원가가 높다.

갤럭시S6와 아이폰6의 부품 원가 차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부품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인사이트는 보고서에서 “갤럭시S6의 AP, D램,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부품 원가의 총합은 아이폰6보다 54달러나 높다”며 “삼성은 갤럭시S6의 설계비용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루미늄 케이스는 갤럭시S6의 부품 원가를 높인 주된 요인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6에 최고 사양 부품을 넣기 위해 스마트폰 칩의 ‘표준’처럼 여겨져 왔던 퀄컴 제품을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14나노 핀펫(FinFET) 공정으로 생산된 엑시노스7 7420 AP는 28나노 퀄컴 스냅드래곤 810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월등히 높은데다 전력 소모량도 적은 것으로 삼성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도 판단하고 있다.

삼성이 독자 14나노 칩을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통신 기능을 맡는 모뎀칩 솔루션 개발을 마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갤럭시S6에는 카테고리10(CAT10)을 지원하는 엑시노스 모뎀 333(개발코드명 섀넌 333)이 들어갔다. CAT10은 20MHz 주파수 대역 3개를 묶어(Carrier Aggregation, CA) 최대 4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업로드는 20MHz 주파수 대역 2개를 묶어 100Mbps의 속도를 낸다. 퀄컴과 인텔도 CAT10 모뎀칩을 발표하긴 했으나 삼성전자는 실제 상용 스마트폰에 최초로 해당 제품을 탑재했다.

엑시노스 928 무선주파수(RF) 트랜시버, 엑시노스 710 엔벨롭 트래킹(Envelope Tracking) IC도 삼성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모뎀칩과 함께 탑재되는 RF 트랜시버는 기지국으로부터 고주파(수백MHz~ 수GHz) 신호를 받아 모뎀이 처리 가능한 저주파 대역으로 변조하거나 그 반대의 역할을 한다. 엔벨롭 트래킹 IC는 통신 모드(3G, 4G)에 따라 적절한 전력을 배분한다. AP와 모뎀에 붙는 전력관리칩(S2MPS15, 엑시노스 533 PMIC)도 삼성 제품이 들어갔다. 무선랜과 블루투스를 아우르는 커넥티비티 칩은 여전히 브로드컴이 공급했지만 최근 핀테크 이슈로 ‘뜨고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관련 칩은 삼성의 독자 제품이 탑재됐다.

테크인사이트는 “갤럭시S5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01(AP+모뎀통합칩)의 부품 원가는 42.32달러, 갤럭시S6의 엑시노스 7420+엑시노스 모뎀 333 조합(61달러) 대비 약 19달러 저렴했다”며 “삼성은 신형 스마트폰에 14나노 핀펫칩을 넣기 위해 높은 비용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대표(사장)는 9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S6 월드투어 서울’ 행사 현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위해 최고를 써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자체 AP와 모뎀을 썼다”라며 “차기 신작에서는 퀄컴을 쓸지도 모른다”라고 퀄컴과 협력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한주엽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