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업계 ‘큰 손’ 영우디지털…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후폭풍?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하드웨어(HW) 유통, 속칭 ‘박스쟁이’ 업계의 큰 형님격인 영우디지탈이 클라우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팔지 않고, 기존 유통사업에서처럼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 영업 형태를 취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우디지탈은 현재 약 3000여개 이상의 파트너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제 이들이 움직인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영우디지탈은 파트너사와 고객,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을 대상으로 ‘와이클라우드피아(YCloudPia) 세미나 2015’를 개최하고 자사의 클라우드 및 파트너 전략을 처음으로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와이클라우드피아’는 영우디지탈이 최근 개발한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리지(CSB) 서비스 포털’이다. CSB는 말 그대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개해 주는 역할을 담당, 고객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구성, 관련 서비스를 공급·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여행지를 고르면 숙박이나 식사, 여행 스케줄을 추천해주는 여행사의 역할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우디지탈은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KT와 클라우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1993년 영우컴퓨터란 이름으로 설립된 영우디지탈은 그동안 국내에서 HP와 시스코, 오라클, IBM, 넷앱, VM웨어, MS 등 해외 유수의 HW 및 SW을 국내에 공급하는 총판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 매출 규모만 7000~8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점차 IT 환경이 변화하고 영우디지탈 역시 이러한 솔루션 공급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면서, 몇 년 전부터 클라우드 사업을 구상해 왔다. 이러한 영우디지탈의 오랜 고민은 파트너사기이기도 한 KT 관계자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이날 KT 채종진 전무는 “영우디지탈과는 KT비즈메카 구축 당시 처음 알게 됐는데, 4~5년 전부터 정명철 대표님이 ‘앞이 안 보인다’는 말을 하시면서 특히 영우가 잘못되면 수천개 파트너사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며 “노골적으로 말하면 HW 중심의 유통은 계속 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영우디지탈이 재작년부터 준비한 클라우드 사업은 와이클라우드피아로 연결됐다”며 “클라우드는 단순히 한두 사람이 아닌 모두가 변화해야만 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영우디지탈 클라우드 사업 담당 이성호 이사는 “영우디지탈은 특정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단순 재판매하는 형태의 CSB 업체들과는 달리 단일 플랫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 제공하는 유일한 업체”라며 “향후 IBM 소프트레이어, 구글, HP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감은 물론 오픈스택이나 클라우드스택 등도 제공해 하이브리드 및 멀티 클라우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우디지탈의 클라우드 사업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유통사업에서와 같이 파트너를 통해 공급된다. 당분간은 고객이 직접 포털에 들어와 이용하는 채널도 열어 놓을 계획이지만, 향후에는 오로지 파트너사를 통한 서비스 제공만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파트너가 제품(서비스)을 팔면,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떼어주는 식이다.
영우디지탈 클라우드 사업부 정의태 부장은 “크게는 사업모델을 리셀러(reseller, 재판매)와 리퍼럴(referral, 알선)로 나눴으며, 이를 통해 판매 금액의 약 15~25%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라며 “이와 함께 리셀러/기술지원·서비스(관리)/ISV·SW로 파트너사 등으로 나눠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ERP나 그룹웨어, 백업, 보안 등 특정 솔루션을 갖고 있는 ) ISV·SW파트너의 경우, 영우디지탈의 마켓 플레이스를 등록해 향후 협의를 통한 수익을 재분배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미 SEP와 모니터앱, 비트디펜더 등의 국내 솔루션이 마켓 플레이스에 올라와 있다.
그는 “파트너가 되면, 월 매출을 기준으로 1~4등급까지 분류하고 서비스의 추가 할인율을 더 제공할 것”이라며 “파트너가 되면, 와이클라우드와 동일한 포털을 제공하며 URL은 원하는 대로 지정해 개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기술 문의 핫라인 개설과 다양한 교육, 세미나, 할인혜택, 인센티브 등 영업, 기술, 마케팅 측면에서도 적극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정명철 영우디지탈 회장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오랜기간 준비하고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고민해 왔다”며 “국내 최고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사업에서 혁신의 바람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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