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마저 사랑 고백한 오픈소스, 대세 넘어 필수로 떠올라
“마이크로소프트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타야 나델라 CEO는 지난 해 10월 한 행사에서 이같이 고백(?)했다. 스티브 발머 전임 CEO는 비공식적으로 “리눅스는 암덩어리”라는 말을 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리눅스에 대한 MS의 관점의 변화는 천지개벽 수준이다.
나델라 CEO의 발언은 단순 립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이하 OSS)에 대한 MS의 자세가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리눅스를 지원하고, 자사 소프트웨어를 OSS와 연동하는 것은 물론, 일부 SW는 OSS로 공개하기도 했다.
상용 소프트웨어의 상징과도 같았던 MS마저 OSS에 항복선언(?)을 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OSS가 이제 IT산업의 핵심이 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현재 IT 산업에서 OSS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거의 모든 최신 IT트렌드는 OSS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OSS가 일으키는 혁신은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연구개발비 수십조를 들여서도 해내지 못한 것들이 많다.
클라우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스택, 빅데이터 바람을 불러온 하둡, 모바일 OS의 대세 안드로이드는 모두 OSS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모두 OSS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최근 뜨거운 관심사인 사물인터넷(IoT)도 OSS가 중심에 있다. 사물을 서로 연결하고 통신하기 위해서는 닫힌 상태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눅스 재단의 올신 얼라이언스, 원M2M 등 오픈 기반의 표준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OSS가 대세가 되자 기존의 상용 SW 업체들도 오픈소스 진영에 각종 구애를 펼치고 있다.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선언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레볼루션 애널리틱스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OSS 기반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R 전문기업이다.
가상화 업계의 MS로 불렸던 VM웨어는 최근 오픈스택을 품기 시작했다. VM웨어와 오픈스택은 솔루션 라인업으로 볼 때 경쟁관계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까지 VM웨어는 오픈스택보다 더 품질 좋은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더 이상의 경쟁은 포기했다. VM웨어는 이제 오픈스택과 자사 솔루션의 화학적 결합에 더 치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스택 배포판까지 개발해 공급할 정도다.
이처럼 OSS는 IT산업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OSS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대표는 “빅데이터나 클라우드는 오픈소스를 통해 일어난 혁신”이라면서 “이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만들고 있으며, 이 혁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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