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통해 업무 혁신을 진행하고 있는 금융업체들이 새해 옴니채널, 비트코인같은 새로운 IT기술과 서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난 2년간 파일럿 사업을 거쳐 금융사 정보계 시스템 등 핵심 영역에 도입이 일반화되고 있다. 특히 사기방지시스템(FDS), 내부통제시스템 등 금융사의 중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에 적용되면서 전사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새로운 IT 기술 도입에 보수적이었던 금융사들에게 IT신기술이 현업에 적용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새해 금융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IT기술과 서비스의 시스템 적용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옴니채널, 금융권에도 화두=우선 새해에 금융사들이 가장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 것은 ‘옴니채널(Omni Channel)’이다. 옴니채널은 오프라인, 인터넷, 모바일, 콜센터 등 기업이 보유한 모든 채널을 융합해 활용하는 유통 패러다임을 일컫는다.

금융사의 경우 옴니채널 이전에 ‘멀티채널’이 일반화됐었다. 은행권의 경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서 멀티채널관리시스템(MCM)을 주요 과제로 삼는 등 한동안 멀티채널이 채널 시스템의 한축을 담당해 왔다.

멀티채널 환경에서는 다양한 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접점마다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스마트폰뱅킹, 인터넷뱅킹은 물론 ATM(자동화기기), 가정용 ATM, IPTV 뱅킹 등 채널마다 별도의 시스템을 갖춰오는데 초점을 맞춰온 것.

하지만 이는 각 채널별로 관리해야 하고 통합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또 최근 오프라인 지점 감소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이를 보상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은행권에서도 ATM, PC, 스마트폰 등 비대면채널과 영업점 대면 채널을 융합해 고객의 금융거래를 통합하고 개인화할 수 있는 옴니채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TV뱅킹 등 개별적인 채널에 대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고객을 다른 서비스로 어떻게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나오는 서비스는 서로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과 서비스 동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등 디지털 금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옴니채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인터넷에서 오프라인 은행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존 은행이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 은행을 소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금리와 이자 등 오프라인 서비스와 온라인 서비스의 접점을 찾는 것이 은행들로선 중요한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완화가 이어지고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상이한 금리적용에 대해 금융당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 지도 관건이다.

◆디지털 화폐, 카드 및 PG사 관심=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에 대해서도 금융사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금융당국과 은행의 경우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분위기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 있어 디지털 화폐를 수용할지 여부를 두고 카드, 보험사들의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델(Dell)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전자화폐를 지급 수단으로 채용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의 경우 기축통화로서의 디지털 화폐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PG(결제대행) 업체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서비스 출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디지털 화폐 채용에 대한 금융권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PG사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상품결제에 있어 비트코인 등이 사용되게 되면 국내 온라인 상품결제 대부분에 사용되는 카드결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가 관건”이라며 “실물경제에서 활용되는 빈도수가 증가하게 되면 금융사들도 자연스럽게 디지털 화폐 시장에 뛰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