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도전하라”…세 청년의 ‘창업 고군분투기’
- SK플래닛, ‘101 스타트업 코리아’ 데모데이 개최
- 길하나사이·마이돌·데일리호텔, 창업 경험 공유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 3인이 창업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SK플래닛(www.skplanet.com 사장 서진우)이 서울대학교 연구공원에서 개최한 ‘101 스타트업 코리아’ 2기 데모데이에서 이희우 IDG벤처스코리아 대표가 진행을 맡아 김병훈 길하나사이 대표, 이진열 마이돌 대표, 신인식 데일리호텔 대표<사진 왼쪽부터>와 대화에 나섰다.
SK플래닛이 만든 ‘101 스타트업 코리아’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2기 참가 10개팀을 선발해 총 7개월간 멘토링과 엔젤·벤처캐피탈 투자자와의 네트워킹, 무료 사무공간, 법무 지원 등을 제공했다.
2기 참가팀 중 이날 발표에 나선 길하나사이는 옐로모바일로부터 12억원을 투자받았으며, 마이돌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본엘젤스로부터 10억원 투자 유치, 데일리호텔은 본엔젤스로부터 4억원을 투자받는 등의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길하나사이는 대학생 미팅 앱이며 마이돌은 아이돌 스타 커뮤니티 앱이다. 데일리호텔은 당일 호텔예약 서비스를 앱으로 내놨다.
◆왜 창업했나=세 청년들이 창업에 나선 이유는 특이할 것이 없었지만 남들보다 일찍이 창업에 관심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신인식 데일리호텔 대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꿈이 창업가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왜 창업했는지 질문엔 “CEO(최고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관심이 있었다”(김병훈 길하나사이 대표), “IT에 관심이 많았다. 이쪽 일을 해야겠다 마음먹었고 종착역이 창업이었다”(이진열 마이돌 대표), “부모님이 공부보다 장사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신 대표)며 제각기 답변을 내놨다.
김 대표는 자신이 도전적이라고 밝히면서 “LA한인타운에서 개발자를 찾아다니기도 했다”며 미국에서 먼저 창업한 경험담을 꺼냈다. 신 대표는 “호텔 관광업에 관심이 많았다. 가능성이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이돌에 대해 “스마트폰 잠금화면 서비스를 베이스(기반)로 한다. 잠금화면에 콘텐츠를 넣어보자고 한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가 마이돌이었다”고 설명했다.
◆“항상 힘들다, 그만두자는 생각도 들어”=김 대표는 창업 이후 언제가 힘드냐는 질문에 “항상 힘들다”며 창업 이후 회사 운영이 녹록지 않음을 전했다. 나머지 두 대표도 대동소이한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과제를 하나 해결하면 찰나의 기쁨 뒤 더 큰 과제가 나왔다”며 “돈이 없거나 중요한 파트너가 떠나는 외부적 압박보다 안에서 사람 문제가 터졌을 때 내부의 압박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매일 매일이 힘들다”며 “10군데 VC(벤처캐피탈)을 만나고 있을 때 (직원들에게) 돈을 줘야하는데 잔고가 없었다. 그때 집에서 혼자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 불과 몇 달 전 일”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 대표는 “작년 초기 호텔에 영업 다닐 때 힘들었다”며 “호텔이 보수적이지 않나. 제휴가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서 “서비스만 개발해서 대박날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며 “론칭 후 보름동안 예약 한 건이 안 들어왔다”고 전했다.
◆티핑포인트는 온다=이 대표는 티핑포인트(한순간에 시장 반응이 확대되는 순간)가 왔던 시기에 대해 “마이돌 직전 잠금화면 서비스가 하루 100, 50 다운로드할 때쯤 재미로 하루 만에 만든 서비스가 지금 마이돌의 모태가 됐다”며 “어느 순간 중국, 대만 유저가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오전 9시부터 당일 판매 호텔이 올라오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때 고객들이 너무 많이 기다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그는 “당시 서버가 지연됐을 때 고객들을 우리 서비스를 인지하는구나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과 젊음, 궁합이 맞다=신 대표는 젊은 나이에 창업한 이점에 대해 “경험은 없지만 에너지가 크다는 점이 스타트업이랑 젊음이랑 맞는 거 같다”며 “호텔영업을 할 때 전단지 100, 200장을 들고 프론트에 찾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젊어서) 잃을 게 적다”며 “외적으로 책임질 게 많으면 버티기가 힘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가진 게 없고 알고 있는 게 없으니 오히려 좋다”며 “힘들지만 기존 룰을 모르니 (자기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도움 필요한 부분에 지원 많아져야”=세 창업자는 최근 스타트업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현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먼저 김 대표는 부정적 측면을 전했다. 그는 “지원금을 받고 그 돈이 소진됐을 때 다음 지원금을 받을 준비를 하게 된다”며 “자체 서비스로 영업이익을 내야 하는데 지원금에 의존하게 된다. 처음부터 (지원금을 받고) 시작 안 해도 그렇게 (주변 환경이) 되도록 만든다”고 생각을 전했다.
신 대표는 투자금이 몰리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신 대표는 “싱가포르 테크 벤처 행사에서 (지원금을 받고 참여해서) 발표한 적 있다”며 “해외 고객을 직접 만났고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도움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이 명확하다”며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스타트업에게) 귀 기울여 필요한 곳에 지원이 많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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